기존 통풍 치료제, 이상사례 속출···대체 신약 필요성 대두
LG화학, 미국·중국서 3상 추진···"1차 치료제 승인 목표"
JW중외제약, 연내 국내 3상·중국 후속 임상 추진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부작용이 적고 효과 높은 통풍 치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기존 치료제는 부작용 등 안전성 이슈로 처방이 원활하지 않아, 대체 신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세계 5조원 규모의 통풍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들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돼 온 치료제들보다 부작용 수치가 낮고, 더 나은 효능을 입증하겠다는 취지에서다.
1964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알로푸리놀'은 통풍 환자들에 가장 먼저 처방을 권고하는 1차 치료제로 사용돼 왔지만, 심각한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등 이상사례가 보고돼 현장 처방에 애로가 따랐다. 2009년 허가된 일본 다케다제약의 '페북소스타트'는 알로푸리놀보다 안전성과 효능이 개선됐지만, 심혈관 질환 등 부작용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체 신약 개발에 나섰다. 2016년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레시누라드' 성분의 신약 '주람픽'이 미국에서 2차 치료제로 출시됐지만, 급성 신장 부전 등 신장 독성 이슈로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국내 통풍 신약 개발사들은 부작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화학은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 1, 2위인 중국과 미국 등에서 다국가 임상을 추진 중이다. 전 세계 통풍 환자 3500만명 중 중국 내 환자는 1400만명, 미국엔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지난 12일 중국에도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의 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티굴릭소스타트는 통풍의 발병 원인인 혈액 내 요산(단백질 찌꺼기)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1차적 치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2상 결과, 기존 치료제나 현재 개발 중인 다른 통풍 치료 물질대비 1차 평가 지표를 높은 수준으로 충족시켰다.
이번 다국가 임상은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총 3000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6개월간 티굴릭소스타트와 위약(가짜약)을 투약하는 방법과, 12개월간 티굴릭소스타트와 알로푸리놀을 투약하는 방법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이번 3상에서 티굴릭소스타트가 알로푸리놀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효능이 입증되면, 1차 치료제 사용 권고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다국가 임상에는 미국, 중국 외에도 국내를 포함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2027년 FDA 승인을 받아,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도 국내 2상을 마치고, 연내 3상 IND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URC102'는 LG화학과는 다른 기전으로 개발 중이다. LG화학의 신약이 요산의 발현을 억제한다면, URC102는 체내에 요산이 쌓이지 않도록 배출을 촉진시킨다. 지난해 3월 종료된 국내 2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현재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투여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도 지난 2019년 URC102를 기술수출한 중국 심시어제약을 통해 중국 현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상을 마쳐 후속 임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와 중국 외 미국 등 글로벌 임상은 기술수출을 통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URC102의 국내 개발은 자사가 자체적으로 임상을 진행하지만, 글로벌 개발은 기술수출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선바이오, 프로앱텍 등 국내 바이오벤처들도 통풍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프로앱텍은 연내 전임상을 마치고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