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 커피, 삼성동 코엑스에 1호점 개설
공간 협소한데 긴 대기줄···인기 지속 여부 관건

아라비카 커피 매장에 들어가려는 긴 대기 행렬.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일본에서 출발해 글로벌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아라비카 커피(% coffee)’가 지난 11일 국내 상륙했다. 스페셜티 커피로 국내 1호점을 낸 아라비카 커피가 이들을 넘어 자리 매김할지 관심이 모인다.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스타벅스 리저브와 블루보틀이 선점했다. 

아라비카 커피는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별마당 도서관 1층에 1호점을 열었다. 당초 추석 연휴 전 개점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 피해 등을 고려해 일정을 연기했다. 아라비카커피는 국내에서 브랜드 로고로 인해 ‘응커피’, ‘%(퍼센트) 커피’ 등으로 불리며 이미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아라비카 커피는 일본에서 시작한 스페셜티 카페다. 2013년 홍콩에 첫 매장을 오픈한 후 뉴욕, 런던, 파리 등 18개국에서 124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헀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평가를 거쳐 기준 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 등급의 커피를 의미한다. 생산지·품종·가공 경로 등도 추적할 수 있는 질 좋은 커피를 뜻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스타벅스 리저브(R), 폴바셋, 테라로사 등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 운영 중이다.

아라비카 커피는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개장 첫날, 아라비카 커피 매장 앞은 오전 9시부터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오픈 시간인 10시 30분까지 1시간 30분이 남았지만 이미 100여명이 줄을 섰다.

아라비카 커피 직원은 “지금부터 2시간정도는 줄을 서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다들 감수하겠다는 분위기였다. 안내 직원은 매장 입구에서 메뉴판을 들고 메뉴를 설명했다.

매장은 하얀색 톤으로 깔끔하게 꾸며졌다. 다양한 아라비카 커피 굿즈 상품, 원두 등도 전시했다. 매장 전체 수용 인원은 30여명정도로 비교적 좁았다.

아라비카 커피 매장 내부. / 사진=한다원 기자
아라비카 커피 메뉴판. / 사진=한다원 기자
아라비카 커피 메뉴판. / 사진=한다원 기자

아라비카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카페라테, 아메리카노, 교토라테, 패니시라테 등 6종이다. 커피류 외에 말차라테와 레몬에이드 등 음료도 판매한다.

메뉴 가격은 에스프레소가 500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교토라테, 스패니시라테, 레몬에이드가 73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아라비카 커피의 대표 음료 ‘카페라테’ 가격은 355㎖(12온즈) 기준 6500원이다. 같은 용량 기준 스타벅스 카페라테 판매가격은 5000원, 블루보틀은 6400원이다. 일본 교토에서 500엔(약 5000원)에 판매돼 일본보다는 높게 책정됐다.

아라비카 커피 관계자는 “커피 마니아층에게 ‘라테 맛집’으로 소문난 만큼 카페라테를 맛봐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달달하면서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교토라테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아라비카 커피에서 스패니시라테를 구매한 소비자는 “워낙 아라비카 커피를 좋아해서 일부러 오픈하는 날 왔다”며 “프랑스에서 마셨던 것과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일본 교토 아라비카 커피 매장. / 사진=한다원 기자
일본 교토 아라비카 커피 매장. / 사진=한다원 기자
아라비카 커피 굿즈들. / 사진=한다원 기자
아라비카 커피 굿즈들. / 사진=한다원 기자

또 다른 소비자는 “일본 교토에서 카페라테를 마셨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 코엑스에 왔다가 줄섰다”며 “줄은 길지만 한국에서도 아라비카 커피를 맛 볼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는 아라비카 커피가 블루보틀의 아성을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블루보틀은 지난 2019년 성수 1호점을 시작으로 삼청·역삼·압구정·한남 등으로 점포를 늘렸지만 국내 커피 업계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 초기만 해도 블루보틀은 입장까지 최소 1시간 줄을 서야했지만 매장이 늘면서 대기시간 없이도 입장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마니아층이 주로 찾다보니 스타벅스만큼 인기를 누리기 어렵다. 아라비카 커피 역시 블루보틀 매장처럼 와이파이, 콘센트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장기간 머무는 손님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라비카 커피가 스페셜티 커피로서 인기를 얼마나 지속할지도 관심사다.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이미 스타벅스 리저브, 폴바셋, 테라로사, 테일러커피 등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2019년 93개에서 현재 82곳으로 오히려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에 이어 아라비카 커피까지 국내 들어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아직 오픈 초기여서 얼마나 인기를 유지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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