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간 낙폭 0.15%, 9년 1개월 만에 최대
아파트 매수 심리 냉각 영향 지속
분양 물량은 올해 연말까지 16만가구 나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주간 아파트 가격이 9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강남구에서도 낙폭이 관찰됐다. 금리 상승세와 매수 심리 악화가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발생한 가운데 간간이 나온 급매물이 가격 하향 조정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시장은 대규모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이번 달 4만가구가 예정돼 있고 연말까지 포함하면 16만가구 이상이 공급될 예정이다. 미분양 속출 속에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서울, 주간 낙폭 9년 1개월 만에 최대
전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번 주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9월 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15%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 0.13% 떨어졌던 것 대비 하락폭이 확대된 것이자 2013년 8월 5일 조사(-0.15%)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노원·도봉구는 각각 0.30% 하락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낙폭 규모는 작았지만 강남구도 0.09% 하락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도권은 지난 주 0.2% 하락한데 이어 이번 주에는 0.21% 내렸다. 이는 2012년 9월 10일(-0.22%)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지방의 경우엔 지난주 0.11% 하락에서 0.13%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를 종합하면 전국의 아파트 가격 하락폭은 지난주 0.15%에서 이번 주 0.17%로 가팔라졌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확대와 부동산 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로 거래가 급감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39건으로 역대 최저치다. 이에 간헐적인 급매물이 주택 가격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 쏟아지는 분양물량···추석 이후 16만가구
부동산 가격 하락세 속 대규모 분양물량이 추석 이후 수요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분양 성수기로 평가되는 이달에만 4만여가구가 일반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 71개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총 4만7105가구가 신규로 조성되는 가운데 4만791가구가 일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총 세대수는 지난해 9월(1만7120가구) 대비 57% 증가한 것이고 일반 분양은 지난해 1만8610가구 대비 84%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의 공급 세대수는 1만5677가구다. 경기도가 9047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에서는 140가구가 분양을 앞뒀다. 지방에서는 3만1428가구가 예정돼 있다.
연말까지로 기간을 넓히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6만 가구를 넘어선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일 집계 기준 추석 이후부터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6만2892가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실적(15만7600가구) 대비 약 5000가구 많은 수준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9월 4만여가구를 포함해 ▲10월 4만6523가구 ▲11월 2만4044가구 ▲12월 4만913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7만6321가구이며 지방은 8만6571가구로 집계됐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올해 하반기 쏟아지면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이미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며 “분양가가 높거나 입지가 좋지 못한 단지의 경우에는 옥석가리기가 나올 수 있고 이는 다시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