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26만7066명
‘금리 인상·고점 인식’ 영향
2030세대 매수세도 한풀 꺾여

/ 자료=법원 등기정보광장, 경제만랩
/ 자료=법원 등기정보광장, 경제만랩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올해 들어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잇단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가 맞물려 매수심리가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반기 들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완화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한 데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매수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7월 전국 부동산 생애 첫 매수자는 26만7066명으로 전년 동기(42만8789명) 대비 37.7%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후 1~7월 매수량 기준 역대 최저치다.

특히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에서 매수자 수가 급감했다. 올해 1~7월 서울 지역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2만9328명이다. 전년 대비(5만5897명) 47.5% 감소한 것으로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7만458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3% 감소했다. 이어 인천(1만8251명) 부산(1만2535명) 대구(9395명) 대전(7326명) 세종(5104명) 울산(4534명) 순으로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많았다.

집값 상승기 급증했던 2030대 ‘영끌’(영혼까지 몰아 투자) 매수세도 한풀 꺾였다. 올해 1~7월 2030대 부동산 매수자는 13만37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2만5141명) 대비 40.6% 감소했고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2030세대 매수는 서울 아파트 주요 구매층인 40~50대를 앞지를 정도로 영끌족과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2030세대의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들어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를 대상으로 LTV를 완화했지만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현재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가격·지역과 관계없이 LTV 80%, 6억원 한도로 정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높은 금리에 DSR이 최대 40%로 묶여 있다 보니 원하는 만큼 한도가 나오지 않아 일부 고소득층이 아닌 한 대출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2030세대 패닉바잉에 따른 영끌족이 자취를 감춘 데다 부동산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아 당분간 매수세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올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한동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2030세대들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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