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 “업무 연속성 고려, 무난한 인사”···일부 직원, 기재부 출신 경력에 우려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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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공석이 유지돼 관심이 집중됐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조규홍 복지부 제1차관이 지명됐다. 이에 대한 복지부 직원들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조규홍 현 1차관(장관 직무대행)을 지명했다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전했다. 신임 조규홍 장관 후보자는 1967년생이다. 서울 출신으로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 후보자는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1995년 재정경제원 예산실 근무를 시작으로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 법령분석과장, 기획재정부 예산실 예산제도과장, 예산총괄과장 등을 거쳐 2014년 경제예산심의관과 재정관리관을 역임했다. 

지난 2006년에는 복지분야 재정투자 확대를 골자로 한 국내 최초 장기 국가비전 ‘비전 2030’ 입안을 총괄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0∼2011년 대통령 기획관리실에서 행정관과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에도 대통령 기획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있었다.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로 근무했던 조 후보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아 현 정부 경제정책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당초 기재부 2차관 하마평에 올랐던 그는 지난 5월 복지분야 예산을 관리할 전문가라는 평가를 토대로 복지부 1차관에 임명됐다. 

이같은 예상 외 장관 후보자 지명과 관련, 복지부 내에선 긍정적 반응과 부정적 반응이 엇갈린 상태다. 복지부 직원 A씨는 “조 후보자는 장관이 처리해야 할 업무를 챙기며 현안을 파악해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대통령실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선의 후보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무난한 인사”라고 말했다. 복지부 직원 B씨는 “그동안 장관 부재 상황이 이어지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는 등 답답했다”며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으니 추석 연휴 후에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며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재부 출신이 복지부 장관에 임명됐다는 점에 대한 불편한 반응도 있었다. 복지부 직원 C씨는 “그동안 기재부 출신 관료가 복지부 국장 1자리를 차지한 것이 오랜 관행이었다”라며 “지켜봐야겠지만 조 후보자 후임자로 제1차관에 다시 기재부 출신이 온다는 하마평이 돌고 있어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복지부 직원 D씨는 “대통령실을 주축으로 최근까지 감동적 장관 인선을 강조했는데 조 후보자 지명은 솔직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 후보자가 보건복지가 아닌 재정 전문가이기 때문에 향후 경제논리를 중심으로 복지부 정책을 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권덕철 전 장관이 퇴임한 지난 5월 25일 이후 100일 넘게 공석이었던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현직 제1차관이 지명되면서 일단 수장 공백은 면하게 된 상태다. 이에 향후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인사검증을 조 후보자가 어떻게 통과할지 주목된다. 관가 관계자는 “그동안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올랐던 상당수 인물이 인사청문회를 우려해 고사한 것으로 들었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실 인사검증 실력은 추석 후 이른 시간 내 판명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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