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KT와 7500억원 지분 맞교환···완성도 높은 자율주행 위해 6G 통신망 공동 개발
지난달엔 자율주행 SW 업체 ‘포티투닷’ 인수···라이다·카메라 방식에 모두 투자
현재 미국서 실증사업 운영 중···올해 연말 선보일 G90에 자율주행 기술 적용할 예정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개발에 이어 자율주행 기술에도 적극 투자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가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문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이 예상된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 KT와 7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교환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대차는 향후 KT와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한 6G(6세대 이동통신)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자율주행기술 개발과 관련해 통신업계와의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을 위해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V2X는 통신망을 통해 차량과 사물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차량은 V2X를 통해 주행 중인 다른 차량 및 주변 사물들과 위치정보를 공유하며 보다 안정적으로 주행을 할 수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 경합이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 경합이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는 지난달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하기도 했다. 포티투닷은 테슬라와 유사한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했다. 현대차는 앞서 남양연구소에서 라이다(LiDAR)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해 왔지만, 최근엔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자율주행 진영은 크게 카메라 방식과 라이다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테슬라는 카메라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구글 웨이모는 라이다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선 카메라 방식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정확도 면에선 라이다 방식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한다.

현대차의 포티투닷 인수와 관련해 김시호 연세대 자동차융합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아직까진 카메라 방식과 라이다 방식 중 어느 게 유리한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우선 양측에 모두 투자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테슬라 역시 아직까진 테슬라 스스로 표방하는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 자율주행 관련 사고 소식은 이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인천에선 자율주행 중인 테슬라 차량이 정차해 있는 다른 차량과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자율주행 중인 테슬라 차량이 젖은 노면에서 제동거리가 길어지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FSD라고 하지만 아직까진 노면 상태나 먼 거리의 도로상황 등 다양한 변수를 온전히 통제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에도 테슬라는 카메라 방식의 자율주행기술을 고집하고 있다. 라이다 방식보다 가격이 저렴해 보급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다방면에 투자하고 있는 현대차가 카메라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 향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합을 벌일지 주목한다.

현대차는 이미 실증사업에 돌입했다. 미국 현지에선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 합작사 ‘모셔널’을 출범해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및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자율주행 운송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국내에선 근 시일 내 강남일대에서 자율주행택시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진 개발 단계인 만큼 자율주행기술 운영과 관련해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미국 내 자율주행 운송서비스는 시범지역 내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강남 자율주행택시는 당초 8월에 운행이 계획됐으나 현재까지 미뤄지고 있다.

일반 판매모델엔 올해 연말 G90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후 EV9 및 아이오닉7에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2025년부터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기술은 레벨0부터 레벨5까지다. 레벨4부터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정도와 관련해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은 “그동안 격차가 컸던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1년 수준으로 좁혔다”며 “테슬라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에서 앞서고 있으나 추격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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