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대면 서비스 제공...제2금융권 고객이탈 우려

서울 한 시중은행 지점 창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오는 15일 시작되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를 앞두고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분위기가 갈린다. 은행은 큰 혼란을 막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반면 저축은행과 카드업계는 그간 대출 상품을 이용했던 고객들이 정책금융이나 시중은행으로 이탈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 및 접수는 15일부터 시작된다. 신청 대상은 시가 4억원 이하 1주택 보유자로, 제1·2금융권 변동금리 또는 혼합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다. 이와 함께 가구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등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주택 가격 3억 원 이하에 대해선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주택 가격 4억원 이하 대상으로는 다음달 6일부터 13일까지 2차 신청을 받는다. 특정 일자에 신청자가 몰리지 않도록 주민등록상 출생 연도 끝자리 기준으로 5부제를 시행한다. 

안심전환대출은 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담대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 정책 모기지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만 40세 이상 차주에는 연 3.8~4.0%의 금리를 적용하나, 만 40세 미만은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3.7~3.9%의 금리를 적용한다.

은행들은 영업점 창구가 혼잡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은 신청자들이 대규모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5일 안심전환대출 사전안내 사이트 누적 방문자 수가 전날 기준 약 34만 7000명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안심전환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 고객은 ‘우리원더랜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신청하면 된다. 전환 대상인 경우 ‘우리WON뱅킹’으로 연동돼 편리하게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안심전환대출 전용 안내 전화 서비스 등도 함께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은 대기 없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이 가능한 콜봇 서비스(Talk Talk)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지역본부별 상황대응반과 함께 영업점당 1개 이상의 ‘안심전환대출 전담 상담 창구’도 운영한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봇 ‘쏠리’와 챗봇 ‘오로라’를 통해 상담부터 대출신청까지 대응한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접수 건에 대해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빠른 심사가 가능하도록 본점 내 별도 안심전환대출심사팀을 마련했다.

반면 제2금융권은 걱정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이 제1금융권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금리가 연 7%가 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 잔액 21조9056억원 가운데 비은행이 보유한 잔액(17조6154억원)의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특히 저축은행은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상으로 인해 고객 이탈에 대한 부담이 이미 커진 상태다. 최근 DGB대구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의 최고금리는 3.81%(12개월 기준)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정기예금)'도 36개월 기준 기본금리 연 3.95%로 4%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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