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산업 공략 위해 7500억원 규모 자사주 교환
미래 모빌리티에 차세대 통신 기술 필수 인식 공유
투자 확대 기대감↑···상용화 멀었다는 점에서 섣부른 기대감 평가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현대차그룹과 KT가 지분을 교환하며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를 위해 손을 잡은 가운데 통신장비주에 낙수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6G를 비롯한 차세대 통신 서비스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적인 인프라라는 점이 이번 지분 교환으로 부각될 수 있는 까닭이다. 다만 아직 5G 투자조차 지지부진하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의 모멘텀 요인이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KT는 전날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공시를 발표했다. 상호 교환 규모는 약 7500억원 수준이다. KT는 현대차 지분 1.04%(4456억원)와 현대모비스 1.46%(약 3003억원)을 취득하게 됐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KT 지분을 각각 4.69%, 3.1% 확보하게 됐다. 

두 그룹이 대규모 자사주 교환에 나선 것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와 관련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자사주 교환과 관련해 KT와 ‘6G’(6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AAM(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선행 공동연구 등을 포함해 차세대 통신 인프라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통신 업종의 파격적인 파트너십이 나오면서 통신장비 관련주들도 수혜를 입을 지 주목되고 있다.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된 까닭이다. 실제 6G의 경우 데이터 전송 속도가 5G의 최대 50배에 달해 초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자율주행차와 AAM 상용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투자 확대가 필수적으로 이미 윤석열 정부는 6G를 반도체와 원자력과 함께 집중 육성해야 할 분야로 분류하고 내년 예산을 높여놓은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를 포함한 미래 혁신기술 분야에 2조2106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올해 대비 12.9% 증가한 금액이다. 투자금이 통신 업종에 흘러들게 될 경우 통신장비주들도 수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통신장비주는 2~3년 전만 하더라도 5G 인프라 확대 기대감에 가파른 상승을 했었다. 대표주 중 하나인 케이엠더블유는 2019년 2월 1만2000원대에서 2020년 9월 8만9500원까지 7.45배 급등했었다. 2019년 4월 5G 상용화와 함께 통신사의 투자 확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 다른 통신장비주 역시 이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었다.

표=정승아 디자이너.
표=정승아 디자이너.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에 5G 투자가 줄면서 통신장비주들도 차갑게 식었다. 케이엠더블유의 경우 올해 6월 중 2만4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년 전 최고가 대비 73%나 내린 수치다. 5G와 관련해 국내외 투자 재개 등 긍정적인 전망들이 나오긴 했지만 다시 시장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만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차세대 통신 이슈가 다시금 모멘텀이 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6G가 상용화되기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8년 전후를 6G 상용화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 정부는 2026년에 세계 최초 6G 통신 기술 시연을 목표로 잡고 있다. 통신장비주가 5G 상용화 전후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국내 굴지의 자동차 기업과 통신 기업이 맞손을 잡은 것은 시사는 바가 크지만 실질적으로 주가에 도움 되기 위해선 실적으로 연결될 가시성이 필요하다”며 “6G가 지속적인 모멘텀으로 자리 잡으려면 5G 단계에서 개별 종목의 실적 확대 기대감이 더 나올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