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고가 제품 판매량 감소···애플 점유율도 하락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글로벌 무선 이어폰(TWS)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여파로 100달러(약 13만원) 이상 프리미엄 TWS 판매가 주춤하고, 50달러(6만원) 미만 제품이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낮아졌단 분석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글로벌 TWS 시장 점유율은 5%로 집계됐다. 점유율 순위 3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7%)보다는 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한 유럽 시장에서 100달러 이상 제품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 버즈2 프로’의 판매 확대 장애물도 높은 가격대가 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제품의 음질이 뛰어나단 평가를 받았지만, 인상된 가격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출고가는 27만9000원으로 전작인 ‘갤럭시 버즈 프로’(23만9800원)보다 4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1위인 애플의 시장 점유율도 23%에서 22%로 1%포인트 하락했다. 애플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제품 ‘에어팟프로 2’가 3년 만에 공개되면서 하반기 점유율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중저가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100달러 미만 TWS를 선보인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2위인 샤오미는 보급형 제품 출시에 주력하면서 9%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공동 3위에 오른 보트와 스컬캔디 점유율도 5%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3%포인트, 1%포인트 올랐다.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TWS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IT 기기 수요가 감소했지만, 중저가 제품들이 인도와 중동, 남미 등 신흥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유럽과 중국 시장의 경우 각각 경기 둔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도시 봉쇄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