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목표 3조원 채우려면 한남2구역 수주 필수···대우 vs 롯데 2파전 구도 예상

대우건설의 하반기 시공사 선정 입찰참여가 예상됐던 방화5구역과 흑석2구역에서 사업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한남2구역에서 전력질주 할 것이 예상된다.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은 이달 23일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우건설의 하반기 시공사 선정 입찰참여가 예상됐던 방화5구역과 흑석2구역에서 사업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한남2구역에서 전력질주 할 것이 예상된다.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은 이달 23일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우건설이 하반기 일감 확보를 위해 주력할 것으로 알려진 두 곳의 정비사업장에서 뒷심 발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 선정을 약 2주일여 남긴 한남2구역 수주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일부가 이미 지난 한해 정비사업 수주고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일감을 확보한 데 반해, 대우건설은 지난해 자사 실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서울 강서구 방화5구역에 일찌감치 공을 들였지만 지난 4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에서 공사권한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그 원인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꼽는다.

방화5구역 조합원 상당수는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줄 것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화5구역은 방화뉴타운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이고, 국내 대기업이 다수 입주해있는 마곡지구와도 매우 가까워 입지적으로 상징성이 크다는 까닭에서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조합에 써밋 대신 푸르지오를 제안하면서 공사비도 경쟁사인 GS건설 보다 소폭 높게 잡았다. GS건설은 공사비로 5214억원을, 대우건설은 5135억원을 제안한 것이다. 결국 조합원들의 마음은 푸르지오 보다 강서구 첫 자이가 되는 쪽으로 기울며 대우건설의 시공권 사수는 실패로 끝났다.

대우건설은 방화5구역과 함께 동작구 흑석2구역 시공권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 5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대우건설이 입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판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로 마무리됐다. 이곳은 공공재개발 1호 사업장으로 정비사업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인허가 절차가 상당히 단축되며 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삼성물산이 2010년 서대문구 가재울5구역을 마지막으로 재개발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12년 만에 귀환한 점도 속도전에서 유리한 사업장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에 대한 조합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 대우건설이 발을 뺀 것으로 해석한다. 앞서 인근에 위치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서도 대우건설은 삼성물산과 2파전 경쟁구도를 형성했으나 수주에 실패한 바 있다.

결국 대우건설은 앞서 두 곳 사업장의 일감을 챙기는 데 실패하면서 약 2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한남2구역 입찰에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경쟁사들이 이미 작년 한 해 수주고를 뛰어넘는 성과를 낸 것과는 달리, 대우건설은 아직 지난해 자사 성적 대비 1조원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3조8000억원 수준이고, 올해는 2조4000억원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또 올해 수주 목표로 잡은 3조원대를 달성하기 위해선 한남2구역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남2구역에서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두 건설사 모두 한남2구역에서 오랫동안 공들여온 대표적인 건설사로, 양사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과 르엘을 앞세워 자존심을 건 승부를 치를 전망이다.

한편, 한남2구역은 총 1537가구, 사업비는 약 948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시공사 입찰일은 이달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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