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테슬라 판매량 전년대비 29.7% 감소한 9899대
아이오닉5·EV6·EQS·iX 등 경쟁 모델 늘어···1년 반 새 2665만원↑, 급격한 인상에 소비자 등 돌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국내에서 테슬라코리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경쟁모델이 대거 늘어난데다, 연이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11일 자동차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테슬라코리아 판매량은 9899대로 작년(1만4082대) 대비 29.7% 감소했다.
테슬라코리아 판매량이 올해 급감한 것은 우선 경쟁모델이 늘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 대비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진출한 후 오토파일럿과 긴 주행거리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1위 자리에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아이오닉5와 EV6을 내놓으며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현대차 아이오닉5는 2만2603대, 기아 EV6는 1만888대를 판매하며 테슬라 모델3(8898대), 모델Y(8891대)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등 기존 수입차 강자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테슬라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EQS를 내놨으며 올 하반기에는 E클래스 기반 전기차 모델 EQE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BMW는 iX, iX3, i4에 이어 연말에 i7을 공개한다.
아우디도 e-트론에 이어 대중화 모델인 Q4 e-트론을 이달 출시하며, 포르쉐는 타이칸을 중심으로 억대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꾸준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전기차 iD.4 출시 예정이며, 폴스타의 폴스타2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테슬라 부진의 또다른 이유는 가격 인상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2월 이후 올해 7월까지 1년 반 사이에 5차례 가격을 올렸다. 새로운 모델이 나온 것도 아닌데 이처럼 가격이 오른 것은 자동차 업계에서 이례적이다.
가격 인상 폭도 크다. 모델3 롱레인지의 경우 지난해 2월에는 5999만원이었으나 지난 7월에는 8469만원으로 총 2470만원이 올랐다. 모델Y 롱레인지는 6999만원에서 9664만원으로 2665만원 인상했다.
통상 자동차 업계에선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더라도 이전 대비 가격이 500만원 이상 오르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에 비해 테슬라는 별다른 개선 없이도 가격이 수천만원 올라 소비자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최근 시민단체에선 테슬라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테슬라가 가격을 인상한 후 차량의 품질이 높아지거나 눈에 띄게 기능이 변화한 것도 아니다”며 “테슬라가 소비자 안전과 불편·불만을 외면한 채, 차량 가격만 높인다면 불매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조사 결과 테슬라의 도어관련 결함은 1870건으로 제작 공정상 문제점이 있으며, 국내 전기차 등록 기준 3위임에도 서비스센터는 단 9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