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 백신 2상 결과 공개 임박
비엘, 경구용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임상 2·3상 개시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제넥신과 비엘이 각각 자궁경부암과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개발 선두자로 떠오르고 있다. 양사는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원인 인자로 작용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예방을 넘어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 백신 후보물질로 ‘GX-188E’의 임상 2상 투약을 마무리하고 이달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비엘은 자궁경부전암 치료 백신 후보물질인 ‘BLS-M07’의 국내 임상 2·3상을 준비하고 있다. 

HPV는 성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되며 남녀의 생식기나 항문 등에 사마귀를 생성한다.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남성에게는 음경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성별과 상관없이 항문암이나 두경부암,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현재까지 HPV 감염 예방용 백신만 있을 뿐 치료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미국 머크(MSD)의 가다실과 GSK의 서바릭스 두 종류뿐이다. 가다실과 서바릭스는 인체가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 암을 예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반면, 제넥신과 비엘이 개발하고 있는 치료 백신은 이미 자궁경부(전)암이 진행 중이거나, 백신을 맞았더라도 HPV 바이러스에 노출돼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제넥신·비엘,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제넥신·비엘,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 제넥신,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 2상···오는 12월 최종 마무리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 백신 ‘GX-188E’와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2상 마무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 임상 2상 최종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조건부 허가신청을 위한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GX-188E는 DNA 기반 치료백신이다. 자궁경부암 발병의 주요 원인인 HPV 16형과 18형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인 E6/E7에 대해 항원 특이적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해 암을 치료한다. 즉, HPV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생성해내는 유전자 조각을 백신에 삽입해 인체의 면역반응을 일으켜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제넥신에 따르면 GX-188E의 자궁경부암 1b·2상 임상시험계승인(IND)은 지난 2017년 6월에 최초 승인이 났다. 지난 2018년 6월부터 환자 투약이 시작됐다. 지난 2016년엔 GX-188E의 자궁경부전암 3단계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국내 임상을 종료한 바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연말 식약처에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조건부 허가 신청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3상은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GX-188E 3상 전개와 관련해 다국적 제약사와 파트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 2상까지는 국내에서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 비엘,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국내 2·3상 돌입

비엘은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자궁경부전암 치료 백신으로 개발 중인 ‘BLS-M07’의 임상 2·3상 IND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BLS-M07은 비엘의 기반기술인 뮤코맥스 플랫폼으로 개발된 경구용(먹는) 치료 백신이다. 주사제형 백신보다 투약이 간편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한다.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인 자궁경부전암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후에도 자궁경부전암에 걸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자궁경부전암은 악성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로 주로 HPV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진행단계에 따라 CIN 1~3까지 3단계로 구분한다.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까지는 외과적 시술 외 약물 치료법이 없다.

비엘 관계자는 “BLS-M07 국내 임상 2·3상 결과를 토대로 국내 승인 절차를 준비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글로벌 임상도 진행해 승인 국가를 넓혀나가는 것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해외에서 추가 임상을 진행하게 되면, 라이센스 아웃을 통해 파트너사와 함께 임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자궁경부암 예방용으론 가다실과 서바릭스 두 가지 백신만 상용화됐을 뿐, 치료 목적의 백신은 상용화된 게 없다”며 “자궁경부암 치료백신은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인 만큼, 블루오션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넥신과 비엘의 자궁경부암 치료백신이 임상 3상 단계에 돌입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약물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은 식약처 및 검증기관의 평가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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