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121억원 흑자 전환···동물약 영업구조 변경, 코로나 키트 CMO, 인체약 원가 조정 원인
국내 최초 ‘조루+발기부전’ 복합제 허가 추진···허가 획득 시 비급여 출시 예정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해외통 이민구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장악한 후 올 상반기 영업흑자를 실현했다. 동물약품과 인체약품 사업을 진행하는 이 대표가 개량신약인 ‘조루+발기부전’ 복합제를 올해 안으로 허가 받을 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 최고 경영진은 이민구 대표이사 회장이다. 이민구 대표에 대해서는 제약업계에 알려진 내용이 적은 편이다. 1961년생이며 생애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는 정도가 알려졌다. 이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로 등극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9월 중순 당시 이 대표와 더브릿지의 씨티씨바이오 지분은 각각 7.11%(161만1538주), 2.87%(65만1359주)로 총 9.98%였다. 이어 같은 해 12월 기존 전홍열 단독대표 체제가 이민구·전홍열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되며 이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전 대표가 물러나고 이 대표가 단독대표가 된 것은 올 2월 초순이다.
씨티씨바이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8년 1384억원, 2019년 1361억원, 2020년 1300억원, 2021년 1403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매출액은 912억원으로 전년대비 41.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59억원, 2019년 -40억원, 2020년 -59억원, 2021년 –2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상반기는 121억원으로 22.9% 증가하며 흑자 전환됐다.
이같은 경영실적 호전과 관련, 씨티씨바이오는 최대주주 및 대표 교체에 따른 동물약품 영업구조 변경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씨티씨바이오 사업구조는 동물약품과 인체약품으로 구분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기준, 동물약품이 42.7%, 인체약품이 57.3% 비중을 차지한다. 동물약품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직접영업이 아니라 관계사를 통해 씨티씨바이오가 최종소비자에게 영업하는 구조였다. 참고로 최종소비자는 사료회사나 농장, 대리점 등을 지칭한다. 하지만 대표 교체 후 직접 최종소비자에게 동물약품을 영업, 공급하는 구조로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영업구조 변경으로 영업조직 구성에 따른 판매관리비는 증가했지만 동물약품 공급 과정에서 관계사로 가던 이익이 본사 매출에 적용되면서 매출 및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동물약품 사업은 회사 주력제품인 사료첨가제 ‘씨티씨자임(CTCZYME)’이 사료 원가를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어 고곡물가 기조에 맞물려 매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씨티씨자임은 자체 기술로 아시아 최초,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사료용 소화효소제다. 동물약품 사료첨가제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던 이 제품은 항영양인자인 만난(mannan) 분해를 촉진, 가축의 영양소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씨티씨자임은 사료회사의 원가 절감 필요에 따라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해외 매출 증대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태”라며 “사료첨가제 특성 상 사료회사가 몇 개월간 사양시험을 진행, 효능을 검증한 후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향후 꾸준한 증가 추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진단키트 CMO(위탁생산) 매출 증가도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씨바이오에 따르면 홍천공장 유휴부지를 이용, 다른 업체로부터 수탁 받은 코로나 진단키트를 생산했다. 특히 1분기의 경우 140억원 매출에 40억원 가량 이익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안산에 공장을 둔 제약사업의 경우 그동안 품목 종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공장가동율이 낮았고 이에 따른 높은 제품 원가로 인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품목 수 증가와 원재료 변경 등으로 매출 원가를 낮추며 흑자 구조로 변경됐다.
씨티씨바이오는 이같은 상반기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동물약품 영업구조 변경을 안정화 시키는 한편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조루+발기부전’ 복합제 허가 작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개량신약 ‘CDFR0812’는 조루증 치료에 사용되는 ‘클로미프라민’과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 ‘실데나필’ 복합제다. 앞서 지난 4월 CDFR0812 임상 3상 환자 투약은 종료됐다. 이후 4주 관찰기간도 끝난 상황에서 이르면 이달 말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로부터 임상시험 결과보고서가 씨티씨바이오에 전달될 예정이다. 회사는 결과보고서를 수령하는 즉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허가 신청 후 보완 유무 여부에 따라 이르면 올해 내 늦으면 내년 1분기 경 허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비급여로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허가 취득 후 바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2년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된 이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비약적 성장이 진행됐다. 하지만 남성 성기능 장애인 조루 치료제 시장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 전 세계에서 조류치료제는 2개 품목 뿐이라고 씨티씨바이오는 설명했다. 얀센 ‘프릴리지’와 씨티씨바이오 ‘메노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남성과학회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 50%가 조루를 동반하고 조루 환자 57%는 발기부전 증세를 갖고 있다”며 “조루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국내 2000억원, 글로벌 3조 8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와 올해 최대주주와 대표가 잇달아 교체된 씨티씨바이오는 동물약품 영업구조 변경과 인체약품 매출 원가 조정 등 여파로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조루+발기부전’ 복합제 허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관행이 자리 잡고 있는 기업에서 영업구조 변경과 매출 원가 조정은 힘이 들고 어려운 작업”이라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씨티씨바이오가 흑자를 실현할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