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비판에 '사회적 책임' 차원으로 선발인원 늘릴듯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대형 시중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채용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디지털화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된 은행권 취업 시장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하반기 신입 행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700여명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채와 경력직 수시채용 등을 포함한 인원수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코로나 이후 축소된 채용문을 다시 열겠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채용 규모를 늘렸다. 2020년 350여명(상반기 100여명, 하반기 250여명)에서 지난해 400여명(상반기 150여명, 하반기 250여명)으로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규모인 400명을 이미 선발했다.
하나은행도 하반기에 300여명을 충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지난 금융권 채용박람회에서 “예년과 비슷하게 300명 수준을 채용하지 않을까 싶다”며 “요즘에는 신입보다 수시 채용을 많이 하는 추세로 바뀌었지만, 저희는 그 수준을 유지해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금융권 채용박람회에서 "올해는 수백명 규모로 채용을 예상한다"며 "청년들의 기회를 위해 신입사원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에 5개 부문에 한정해 200여명의 신입・경력 직원을 채용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정보기술(IT) 부문 신입행원 50여명 채용을 진행 중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시중은행 중 첫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통해 100여명을 뽑은 바 있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하반기 공채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영업점 420명, IT 30명 등 450명 규모로 인원을 선발했다.
최근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은 신입 행원 선발 규모를 줄였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과정을 시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점도 공채 규모 감소의 원인이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 공채 규모는 ▲2018년 2979명 ▲2019년 2113명 ▲2020년 980명 ▲2021년 936명으로 계속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자장사’ 비판이 거셌던 만큼 시중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채용 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 하반기 채용으로 시중은행의 직원 수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모인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직원 수(임원 제외)는 7만4443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 줄었다. 최근 3년 간 5대 시중은행의 직원 수는 연이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