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 기업들 2분기 실적 일제히 하락···홈플러스는 리뉴얼 나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로 반짝 성장세를 보였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올 2분기부터 다시 하락 국면을 맞았다. 간신히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SSM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기업들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경쟁사와 달리 신규 출점, 리뉴얼 등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근거리 점포로 코로나19 수혜를 봤던 SSM이 최근 다시 실적 하락을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개, 온라인 유통업체 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7월 주요 유통업 매출동향’에 따르면 올 7월 주요 유통업체 총 매출은 14조20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산업부는 “백화점과 편의점 방문객은 증가했지만 대형마트, SSM 방문객 감소 추세는 올 4월부터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오프라인 업태 중 백화점(2.8%p), 편의점(0.1%p)의 매출 비중은 늘고 대형마트(-1.4%p), SSM(-0.4%p)은 감소했다.
주요 SSM의 올 2분기 매출에서도 SSM의 위기감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GS리테일의 슈퍼부문 GS더프레시의 올 2분기 매출은 3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3% 급감했다.
이마트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도 2분기 매출 3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억원 감소했다. 롯데쇼핑 슈퍼부문은 2분기 매출 3580억원, 영업손실 6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71%, 33.3%가량 줄었다.
SSM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편의점보다 규모가 크고 대형마트보다 근접성이 좋아 일명 ‘틈새시장’ 공략을 펴왔다. 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은 매년 업체당 20개가량 매장수를 늘려왔다. 다만 SSM를 놓고 동네슈퍼마켓, 전통시장 등이 성장 한계에 마주했다는 주장과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로 SSM이 성장길에 가로막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자사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키우기에 나섰다. 특히 홈플러스는 1호점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중계점을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중계점은 서울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대형 SSM매장으로 중계동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주거상권 특성과 고객 니즈를 반영해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냉장·냉동 밀키트 등 간편식 구색을 늘렸다”며 “와인 매대를 키우고 무인 베이커리 카페를 새롭게 들이는 등 특화 매대를 조성해 고객들의 다양한 쇼핑체험 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약 330개 매장 중 181개 매장을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리뉴얼해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총 250곳을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전환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6년 만에 경기 시흥시에 신규 출점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SSM의 부진한 성장 흐름에도 리뉴얼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신선식품이 곧 오프라인 채널 강화와 관련 깊어서다. 오프라인 채널에서 식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투자에 나서는 데는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올해 사업목표를 객수 증대를 통한 성장으로 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것으로 세웠다.
다만 홈플러스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홈플러스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 기간 매출액 6조4807억원, 영업적자 13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매출(6조9662억원), 영업이익(933억원) 보다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또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신용도를 BBB+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응 지연으로 사업 경쟁력이 약화했고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등 수익 창출력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전국 33개 도시의 250여개 매장에서 운영 중인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의 배송비 정책을 개선해 3만원 이상 구매 고객 모두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했고, 일부 매장에서는 새롭게 도보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과 고객 요구에 맞춰 슈퍼마켓은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의 변신과 온라인배송 서비스 다양화 등을 통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