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조기지급, 협력사에 무이자대여 통한 금융지원도 눈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건설업계가 추석을 앞두고 잇따라 공사대금 조기지급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사대금 조기지급은 건설 원자재값 급등 시기에 협력사를 위한 최고의 지원책으로, 협력사와의 상생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중흥건설, 포스코건설, 호반건설, HDC현산 등 주요 건설사는 공사대금 조기지급을 통해 협력사의 자금운용을 돕고 나섰다.
대우건설은 원자재, 노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들의 자금난 해소 차원에서 협력업체 약 500곳에 공사대금 30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조기 지급한다. 대우건설은 지난 6월 조달, 안전 관련 우수협력업체 28개사 대표를 초청해 동반성장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모기업인 중흥그룹도 마찬가지다. 전국 46개 공사현장의 협력업체들이 직원의 임금 및 자재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1400억원 규모의 공사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중흥그룹은 올해 설 명절 전에도 공사대금 1200억원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중흥그룹은 협력업체와의 상생 차원에서 중대재해 예방과 업무의 개선방안을 협의해 나가고 있으며, 우수업체를 발굴해 포상하는 행사도 열고 있다.
포스코건설도 중소 협력사 거래대금을 최대 10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이달 7일부터 17일까지 지급해야 하는 거래대금 중 735억원을 추석 명절 전인 오는 7일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 대상은 최근 포스코건설과 거래 중인 약 1200개 중소기업으로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된다. 포스코건설은 업계 최초로 2010년부터 거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 오고 있다. 매년 설,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사 자금난 해소를 위해 대금을 조기 집행해왔다.
또 2011년부터 낮은 금리로 운영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동반성장펀드와 협력사와 계약관계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더불어 상생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해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호반그룹 건설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도 공사대금 1550억원을 추석 전 조기 지급한다. 아울러 500여개 협력사에 추석 선물도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호반그룹은 올해 설 명절에도 공사대금 1447억원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한 바 있다. 또 협력사에 위기 극복 지원금 100억원, 우수협력업체 시상식을 통한 경영안정자금 13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의 대금지급일을 단축한다. 약 2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명절 전인 9월 7일에 조기 지급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또 함께하는 협력사에 무이자대여를 통한 금융지원도 진행했다. 이는 총 5개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15억원 규모다. 지난 2일 집행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공사대금 조기지급을 통해 중견업체의 현금 유동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건설업계의 유동성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이 이번 거래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명절 상여금, 급여, 원자재 대금 등 현금 유동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