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발급량 저조 따른 수익성 및 상품성 지표 하락으로 단종 수순”
업계 “탈 BC카드 기조 본격 가속화 전략”···BC 지분 매각 가능성도 ‘주목’
“기존 발급된 카드, BC카드망 계속 사용···추후 매각 가능성 충분”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지난해 12월에만 50종이 넘는 카드를 발급 중단한 우리카드가 최근에도 30종에 달하는 카드를 발급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급량이 저조함에 따라 수익성과 상품성 지표가 하락해 자연스럽게 단종 수순을 밟았다는 것이 우리카드 측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탈(脫) BC카드 전략이 본격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오하쳌(오늘하루체크)카드 신규 발급 중단을 공시했다. 앞서 우리카드는 라떼 우리체크카드, 엉 카드, 세이 우리카드, 휴메로라서즐거운카드 등 6종의 카드에 대해 신규·추가·교체·갱신발급을 중단했고 New SKT 우리카드, 우리해피포인트체크카드, D4@카드의정석 다이렉트 등 23종의 카드 갱신발급 중지도 알렸다. 이로써 최근 한달 새 단종 카드만 총 30종에 육박한다.
갱신발급이 중단되는 카드는 LCK 우리 체크카드, 라떼 우리체크카드, 엉 카드, 세이우리카드, 세이우리카드(임직원용), 휴메로라서즐거운카드, LGU+라서 The즐거운카드, LGU+라서 즐거운카드, KT Super 할부 우리카드, New SKT 우리카드, 우리해피포인트체크카드, Olleh Super DC Plus 우리카드, 위비할인카드(현대렌탈서비스), 위비할인카드(현대렌탈케어), DA@카드의정석 다이렉트, 반디앤루니스우리V카드, 우리V캐쉬백카드(MS전용), 하이마트 V캐쉬백 카드, Xpeed우리카드, 알라딘우리V카드, 북스리브로우리카드, 자동차보험 할인카드, 현대홈쇼핑우리카드, 하이마트 PointPlus+카드, 이랜드 우리V카드, 티켓링크 우리V카드, GS홈쇼핑·디앤샵우리V카드일반용, 메가마켓 제휴카드, 일반 하나로클럽 제휴카드다. 오하쳌의 경우 재발급 및 갱신발급은 가능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발급이 중단된 카드의 경우 발급량 자체가 저조한 상품이어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우리카드는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면서 모든 카드 발급, 가맹점 관리, 운영 업무 등을 BC카드에 위임하고 있다. 동시에 독자 결제망 구축을 선언하면서 탈 BC카드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BC카드 의존을 줄이는 이른바 탈 BC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동안 우리카드는 전업카드사로는 유일하게 독자 결제망이 아닌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해왔다. 모두 BC카드에 위임해오다 보니 맞춤카드 발급과 서비스 제공 등에서 일부 제약을 겪었다.
이에 우리카드는 지난해 비씨카드 결제망에서 독립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말까지 250만 가맹점을 확보해 독자 결제망은 물론, 독자 가맹점 네트워크까지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자 결제망 시스템이 구축되면 우리카드는 심사 완료에 따른 정보를 받아 해당 카드 상품 공공정보를 카드발급시스템을 통해 처리한다. 기존 공카드에 카드 발급 정보를 포함해 카드 제작과 봉입작업을 거친 후 배송업체에 인계한다. 배송 업체는 카드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정보를 카드사에 회신해 종결한다.
최근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 시스템 구축 업체를 선정해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독자가맹점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던 시절보다 고객 및 가맹점 대상 혜택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에 집중하면서 자본력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BC카드 지분 매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초 우리은행은 BC카드의 지분 27.65%를 가진 최대주주였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1년 BC카드 지분 중 20%를 KT에 매각하고 잔존 지분을 승계한 우리카드는 현재까지 7.65%의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발급된 카드들의 경우 BC카드망을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지분을 매각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추후 매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