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틱스 로봇, ‘멀티로봇’ 기능 미지원에 품질 이슈로 판매량 저조
가격 인하 거듭한 KT, 이달부터 월 30만원 할인 판매···LG클로이도 판매 개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 사진 = KT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인공지능(AI)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인 KT가 현대로보틱스 로봇의 판매 실적 저조로 고전하고 있다. 품질 불량 문제로 상품 회수 및 3개월여간 판매를 중단한 뒤, 가격을 낮추며 판매를 재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KT는 이달부터 현대로보틱스 로봇에 대한 할인폭을 확대하는 동시에 LG전자 로봇 ‘LG클로이’ 판매에도 나선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부터 ‘AI 서비스 로봇’ 상품의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현재 KT는 음식점이나 호텔에서 서빙을 돕는 AI 서비스 로봇과 사업장에서 살균 및 소독을 하는 ‘AI 방역 로봇’ 등을 현대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등에서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 로봇의 경우, KT는 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해당 로봇을 약정 기한에 따라 월 65만원(부가세 별도)에서 최대 105만원을 받고 빌려주는 임대형 판매를 주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KT가 최근 현장 영업 직원들에 공유한 프로모션 가격 정책표에 따르면 이달부터 현대로보틱스 서비스 로봇은 12·24개월 약정의 경우 각 30만원씩, 36개월 약정 상품은 25만원을 할인 판매된다. 베어로보틱스는 24·36개월 약정 상품의 경우 계약 시점부터 9개월까지만 15만원이 할인된다.

이번 프로모션은 지난달까지 진행해온 프로모션에 현대로보틱스 상품에 대한 할인폭을 월 15만원에서 최대 30만원으로 확대한 것으로, 저조한 판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KT는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품질 이슈를 이유로 현대로보틱스 로봇의 판매를 중단하고 기존 계약건에 대해선 베어로보틱스 로봇으로 대체한 바 있다. 이후 판매를 재개하면서 가격을 인하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까지 현대로보틱스 로봇의 누적 판매량은 두 자릿수에 그치면서, 전체 로봇 판매량에도 부정적 영향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베어로보틱스는 현대로보틱스 로봇 판매량의 약 20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KT 직원은 “현대로보틱스 로봇을 현장에서 한동안 안 팔다가 리뉴얼됐다고 다시 나왔는데, 현장에선 팔지 말라고 한다”며 “한 매장에 로봇 두 대를 놓을 경우 충돌하는 등 품질 문제가 있다. 리뉴얼을 하고 가격까지 낮췄음에도 현장에선 현대로보틱스 로봇은 사실상 안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T는 같은 고객 및 장소에 현대로보틱스 로봇은 한 대만 판매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로보틱스 상품은 한 곳에서 로봇 여러대가 동시에 구동되는 데 필요한 ‘멀티로봇’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KT 관계자는 “현대로보틱스 로봇엔 멀티로봇 기능이 없다. 그래서 한 장소에 두 대 이상 공급하지 않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와 베어로보틱스 로봇의 판매대수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영업 과정에서 선택을 받은 것”이라며 “3개월간 현대로보틱스 로봇의 판매를 중단한 것은 품질을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로보틱스 로봇은 배터리 충전이 필요할 경우 스스로 판단해 충전하는 ‘자동충전’ 기능과 KT의 ‘기가지니 인사이드’가 탑재돼 있단 장점이 있다. 기가지니 인사이드는 기가지니가 아닌 제품에도 기가지니 AI를 탑재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SDK 기반의 기가지니 플랫폼이다. 이 가운데 가격 할인 프로모션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현대로보틱스 로봇 판매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란 평가가 나온다.

KT는 이달부터 LG전자의 로봇 ‘LG클로이’ 판매에도 나선다. LG클로이는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4월 열린 ‘월드IT쇼(WIS)’에 참석해 별도 전시관을 둘러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제품이다. KT가 판매할 LG클로이의 가격은 약정에 따라 월 65만원에서 95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판매 초기 2개월간 월 10만원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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