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해외직구 거래액 1조3021억원···전년 말 대비 13.7%↓
올해 들어 해외직구 거래액 지속 감소세···미국 해외직구 감소 두드러져
“고환율 영향으로 해외직구 부문 카드 매출 축소 불가피”

분기별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분기별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를 돌파하는 등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고환율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 역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가세를 나타내던 해외 직접구매(직구) 거래액이 유례없는 환율 상승세에 위축되면서다.

1일 카드업계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은 1조3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1조3714억원 대비 5.1% 줄어든 규모다. 거래액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말(1조5092억원)과 비교하면 13.7% 급감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해외직구 금액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들어 해외직구 거래액이 감소한 배경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자리 잡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장중 134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1352.3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12시경에는 1353원을 넘어서면서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 기록을 하루만에 갈아치웠다.

달러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특히 미국에 대한 해외직구 규모가 줄어든 점이 전체 해외직구 거래액 감소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해외직구 구매액은 ▲지난해 4분기 6009억원 ▲올해 1분기 5543억원 ▲올해 2분기 5123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직구 규모가 줄어들자 지난해 해외직구족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나섰던 카드업계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현상으로 해외직구가 늘어나면서 카드 이용액이 늘자 카드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일부 상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해외직구 규모가 축소됐고 카드사들은 지난해와 같은 해외직구 부문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보복소비가 활성화되면서 해외직구 이용액이 크게 늘었고 카드 승인금액도 증가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해외직구 관련 마케팅을 벌이기가 어려워졌고 매출도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직구가 줄어든 대신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만큼 전반적인 카드 해외 사용실적은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직구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입국자 격리해제 조치 발표 등에 따라 해외여행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여행 회복으로 해외 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해외직구 감소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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