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CFO·감사실 신설···증권가 2024년 매출 8000억원대 예상, 일반약 사업 관건
휴온스그룹, 재편 거쳐 12개 계열사 구축···휴온스 매출 회복세, 타 계열사 추이 분석 필요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왼쪽)과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 사진=동국제약, 휴온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왼쪽)과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 사진=동국제약, 휴온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국제약과 휴온스그룹(가나다순)이 지난해 말부터 회사 조직과 계열사 정비를 진행하는 등 효율적 조직으로 개편했다. 오너는 물론 매출 등 경영상황에서 공통점이 적지 않은 두 그룹은 오는 2025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 어느 제약사가 먼저 달성할지 주목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상위권 제약사를 추격하는 일정 규모 이상 제약사를 편의상 중견제약사로 분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 상반기 기준, 바이오업체를 제외하고 상위권 제약사 밑에 포진한 업체들 예컨대 동국제약과 일동제약, 한독, 휴온스 등을 중견제약사로 제시할 수 있다. 이중 동국제약과 휴온스는 CEO 경력은 물론 그룹 매출 규모나 여러 경영상황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제약사를 경영하는 CEO가 명문대 출신 오너 2세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1967년생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은 고(故) 권동일 동국제약 창업주 장남이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 1994년 회사에 들어왔다. 2001년 부친이 별세한 이후 200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은 1964년생이다. 창업주 고(故) 윤명용 회장 외아들인 그는 한양대 산업공학과에서 수학한 후 한국IBM에 근무하다 부친 타계로 지난 1997년 휴온스 경영을 맡게 됐다. 

올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공통점이다. 권기범 회장은 부회장이 된 지 12년만인 올해 회장직에 올랐다. 윤성태 회장도 지난 4월 휴온스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그가 그룹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25년 간 미뤘던 경영승계에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두 제약사 CEO 차이점은 오너 3세 경영 구축 여부다. 윤 회장보다 3살 어린 권 회장은 동국제약에 자녀를 입사시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의 자녀들이 현재 학생 신분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반면 윤 회장은 지난 7월 장남 윤인상 씨를 휴온스글로벌 이사로 승진시키며 후계구도를 명확히 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동국제약과 휴온스그룹 공통점은 기업 조직과 계열사를 정비하고 개편하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영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특성이긴 하지만 그동안 의약품 제조와 영업에만 주력해왔기 때문에 어떤 조직이 효율적이고 능률적인지 체크할 여유가 없었다”라며 “원활한 경영시스템을 위해 필요한 부서를 만들고 외부에서 전문인력도 영입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국제약의 경우 지난해 말 CFO 직책을 신설, 눈길을 끌었다. CFO로 영입한 박희재 부사장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금융 컨설팅, 기업자금조달 본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지난해 주가가 하락, 기업가치 제고가 현안이 된 상황에서 CFO를 신설, 투자 계획 설계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제약사도 재무 담당 임원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CFO 직책을 부여한 사례는 업계에 흔치 않다. 이어 올해 초 투명한 윤리경영을 위해 법무와 감사 업무를 담당할 감사실을 신설했다. 이전에는 감사팀과 법무팀이 회사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현재 감사팀에는 4명, 법무팀에는 2명이 근무한다.   

휴온스그룹은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을 중심으로 자회사 △휴온스와 △휴메딕스 △휴엠앤씨 △휴온스바이오파마 △휴온스메디텍 △휴온스랩 △휴온스USA △휴온스JAPAN, 손자회사 △휴온스푸디언스와 △블러썸픽쳐스 △블러썸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휴온스글로벌 자회사 8개와 손자회사 3개를 합쳐 총 12개 회사가 그룹에 소속된 것이다. 휴온스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계열사 정비를 거친 결과다. 그룹은 계열사에 전문경영인을 배치했고 책임경영제를 도입했다. 윤 회장은 휴온스글로벌에만 소속되며 그룹 전체 경영과 비전 제시 역할을 수행한다. 

동국제약과 휴온스그룹 차이점은 지주회사 설립 여부다.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지 않은 동국제약은 여러 요건 중 특히 자산 5000억원 요건에 미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동국제약을 종속회사로 둔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1169억원이다. 동국제약은 자회사로 동국생명과학과 사모펀드 ‘멀티에셋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제이호투자유한회사’를 두고 있다. 사모펀드는 동국제약이 올해 입주한 청담동 신사옥 건설을 위해 설립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두 제약사 공통점 중 핵심은 오는 2025년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했다는 점이다. 동국제약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18년 향후 연매출 1조원 달성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목표 시점은 2025년이었다. 동국제약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6년 3096억원, 2017년 3547억원, 2018년 4008억원, 2019년 4822억원, 2020년 5591억원, 지난해 5942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33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2.3% 성장했다. 앞서 설명대로 연결 기준 매출에는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과 사모펀드 매출이 포함된다. 동국생과 지난해 매출은 1027억원이다. 동국제약의 연도별 매출 성장률을 보면 지난 2016년 19.1%, 2017년 14.6%, 2018년 13.0%, 2019년 20.3%, 2020년 15.9%, 2021년 6.3% 등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대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동국제약이 지난해 한 자릿수 성장률에 그친 원인은 코로나19 직격탄에 따른 일반의약품 사업 부진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유사한 분석을 제기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동국제약 일반약 매출은 1187억원으로 2020년 1355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매년 성장했던 일반약 사업이 지난해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일부 회복돼 전체 성장률이 12.3%로 집계된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동국제약 연결 매출이 올해 6535억원에 이어 2023년 7270억원, 2024년 8095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약과 헬스케어사업부, 해외사업부, ETC사업부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다면 동국제약의 연매출 1조원 돌파는 2025년을 전후로 가능할 것”이라며 “단, 지난해처럼 코로나라는 돌발변수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휴온스그룹은 지난해 매출 5799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상반기 329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설명대로 휴온스그룹은 휴온스글로벌과 자회사 8개, 손자회사 3개로 구성돼있어 휴온스글로벌 연결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이다. 연결 기준 휴온스글로벌 매출은 지난 2016년 1637억원, 2017년 3240억원, 2018년 3787억원, 2019년 4494억원, 2020년 5230억원, 지난해 5799억원이다. 가장 최근 시점인 상반기를 기준으로 하면 동국제약과 휴온스그룹 매출 차이는 62억원에 불과하다.

그룹 핵심인 휴온스 매출과 관련, 증권가는 회복세로 진단한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휴온스 뷰티와 웰빙 부문 매출은 2021년 1495억원에 이어 2022년 상반기 1019억원으로 성장했다. 전문의약품 매출도 지난해 1959억원에서 올 상반기 위드코로나 분위기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증권가는 올해 휴온스글로벌 연결 매출을 6700억여원으로 전망한다. 전년대비 15%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휴온스그룹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계열사 개편이 적지 않게 진행돼 올해 예상은 일부 가능하지만 이후 전망은 어렵다”며 “최소한 연말까지 각 계열사 상황을 분석해야 예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약과 휴온스그룹 차이점은 최근에도 발견된다는 업계 지적이다.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정비 등을 거친 동국제약은 지난 3월 청담동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한 후 정중동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대형 일반약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다. 반면 역시 인사 영입과 계열사 개편을 마무리한 휴온스그룹은 지난 5월 일본 오사카에 현지법인 ‘휴온스JAPAN’ 설립을 확정하는 등 공격경영에 착수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초 공격경영이 예상됐던 동국제약은 대외적으로 일단 조용한 상황이고 휴온스그룹은 일본법인 설립을 발표해 주목 받는 상황”이라며 “두 그룹이 중견제약사 타이틀을 벗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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