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본점, 2019년부터 대대적 리뉴얼···국내 최대 규모 뷰티관 선봬
내년까지 전층 리뉴얼 나설 계획···프리미엄화로 신세계 넘어설지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개점 이래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나선 롯데백화점 본점이 ‘프리미엄’에 방점을 찍었다. 명품을 강화하고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브랜드를 적극 유치시키며 ‘유통 1번지’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쇼핑은 수년간 지속됐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019년부터 본점 전층 리뉴얼을 공식화하고 순차적으로 작업에 돌입해 재오픈하고 있다. 강남과 경기도 등 대형 상권에서 경쟁사들에게 “롯데백화점은 단일 점포로 밀린다”는 평가를 받게되자, 롯데백화점이 위기를 의식하고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면 리뉴얼 공사는 1979년 개점 이래 처음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9년부터 8층 리빙관을 리뉴얼 오픈했고, 지난해 7월과 9월에 각각 5층 남성해외패션, 6층 골프·남성컨템포러리와 3·4층 여성패션을 리뉴얼했다. 올해는 6월 2층 여성해외패션과 3층 해외슈즈를 재단장했다. 이날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 뷰티 부문을 강화해 국내 최대 규모의 뷰티관을 선보였다.
이날 기자가 둘러본 롯데백화점 본점은 리뉴얼 전 후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를 설계한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은 롯데백화점 본점 리뉴얼은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이번 뷰티 리뉴얼을 통해 롯데백화점은 신규 브랜드 30개를 포함해 총 83개의 뷰티 브랜드를 본점에 들였다. 아직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일부 코너도 있었으나 샤넬·구찌·버버리 뷰티 등 럭셔리 브랜드와 MZ세대가 선호하는 탬버린즈·샷롯틸버리 등을 들였다. 록시땅과 키엘 매장에는 국내 백화점 최초 리필 스테이션도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이 뷰티 부문을 강화한 데는 최근 화장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리오프닝 이후(지난 5월1일~8월28일) 롯데백화점 전점의 뷰티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25% 신장했다. 특히 색조 화장품과 향수 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30%, 5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김시환 롯데백화점 뷰티부문장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는 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 럭셔리 뷰티관을 오픈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라이징 브랜드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롯데백화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뷰티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날 롯데백화점 본점을 둘러본 소비자들은 “매장이 확 달라져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브랜드가 많아서 좋다”, “백화점에서 보지 못했던 브랜드들도 많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이 대대적 리뉴얼에 나선 것은 선두 탈환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979년 개장 후 40여년간 부동의 매출 1위였다. 그러나 2017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 1위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게도 밀려 3위를 기록했다.
다만 관건은 롯데백화점이 얼마나 리뉴얼 효과를 볼지다. 일단 롯데백화점의 새 수장인 정준호 대표는 본점 리뉴얼을 단행하고, 프리미엄 점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뉴얼 계획 관련 롯데백화점은 “남은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강북 상권을 대표하는 최고급 백화점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처럼 명품 유치에 무게를 두고 전체 영업면적 7만4700㎡(약 2만2600평) 중 절반가량인 3만6000㎡(약 1만900평)를 명품 매장으로 채울 계획이다. 또 기존보다 명품 상품군을 두 배로 늘리고 명품 매출 비중도 전체의 50%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일단 올 2분기 기준 롯데백화점은 매출 8285억원, 영업이익 1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8.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분기 매출액 6235억원, 영업이익 1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5%, 80.6% 늘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롯데백화점 매출은 1조5686억원, 영업이익 20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27.3%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 1조2088억원, 영업이익 2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62.4% 증가했다. 즉, 롯데백화점이 리뉴얼 단행 후 매출은 신세계백화점보다 높지만 영업이익은 뒤처지고 있다.
또 롯데백화점은 점포수 32개로 신세계백화점(13개)보다 두 배 많다. 그러나 아직 백화점 점포 매출 순위 20개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7개 점포가 순위에 들었지만 롯데백화점은 4개(잠실점·본점·부산본점·인천터미널점)에 불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수요가 하락했다고 해도 여전히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 전체 매출을 이끌고 있어 백화점의 명품 브랜드력은 곧 백화점의 경쟁력”이라면서 “롯데백화점의 경우 개점한지 오래된 점포가 많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롯데백화점을 친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프리미엄 리뉴얼 작업이 마무리되면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