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레인이 개발한 '세계 최초' 우울증 전자약, 전 세계 주목
"연내 FDA 승인 기대"···경쟁사 없어 '글로벌 리더' 가능성 높아
리메드도 미국 수출 물꼬···"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우위 점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부작용 없는 차세대 치료제 '전자약' 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최근 속속 성과를 내면서 해외 진출에도 탄력이 붙었다. 세계 최초 신약(퍼스트인클래스)에 이어,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운 이들 기업이 전 세계 전자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전자약 시장은 오는 2029년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전자약 개발사들은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미국 진출 앞둔 국내 전자약 기업 / 자료=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최초로 전자약 상용화에 성공한 와이브레인은 경두개직류자극(tDCS) 기술을 접목해 세계 최초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을 개발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전두엽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가해, 우울증 원인으로 꼽히는 전두엽 기능 저하를 개선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재택치료용 마인드스팀은 올 6월 비급여로 국내에 출시됐다. 

와이브레인은 같은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현재 FDA는 퍼스트인클래스인 마인드스팀에 대해 '드 노보(De Novo)' 절차를 진행 중이다. 드 노보 절차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승인할 때 FDA가 직접 제품을 검토하는 제도로, 기존 제도보다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브레인 관계자는 "현재 FDA와 신청 자료에 대해 소통하며,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승인 이후엔 현지 유통·마케팅을 담당할 파트너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와이브레인의 기술력은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전자약 상용화에 성공한 와이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와이브레인은 이달 초 미국 신경인체공학 및 NYC 신경조절학회(Neuroergonomics and NYC Neuromodulation Conference)에서 핵심 기술인 tDCS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기술상'을 수상했다. 

이 학회에 참석한 전문가 다수가 FDA 승인의 자문을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와이브레인 수상은 FDA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다.   

와이브레인의 스트레스 전자약 '폴라'도 앞서 올 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전자약 최초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시 우울증 전자약을 개발한 리메드는 최근 국내 전자약 기업 최초로 미국 시장을 뚫었다. 지난 4월 FDA 시판허가를 획득해, 본격적인 수출에 앞서 최근 미국 기업 세버스 메디칼을 통해 데모 장비 수출을 시작했다. ALTMS는 현지 병원에 공급돼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기의 성능 테스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ALTMS는 와이브레인의 마인드스팀과는 달리 강력한 자기장(TMS) 기술을 통해 뇌신경 조절을 유도하는 방식의 전자약이다. TMS를 활용한 우울증 전자약은 이미 여러 경쟁사들이 상용화에 성공해 시판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리메드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메드는 우선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리메드 관계자는 "먼저 상용화된 TMS 우울증 전자약들도 성능이 뛰어나지만, 높은 가격으로 부담이 따른다"며 "ALTMS는 리메드 연구진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만큼, 타사 제품보다 비용을 30% 이상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메드는 ALTMS에 앞서 지난해 5월 FDA 시판허가를 획득한 만성통증 치료용 신경자기자극(NMS) 장비 'Talent-Pro'도 미국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뉴로핏이 우울증 전자약 '뉴로핏 잉크'를 개발 중이다. 뉴로핏은 현재 또다른 주력 사업인 진단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뉴로핏 아쿠아에 대한 FDA 허가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로핏 관계자는 "뉴로핏 잉크의 기술 고도화 작업을 거쳐 추후 출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염 치료 전자약을 개발 중인 노드도 내년 임상시험을 마치고 FDA 승인 신청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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