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달 3일부터 PCR 검사 폐지···비용 부담 덜어 해외여행객 늘 것으로
LCC, 하반기 동남아·괌 중심으로 여객 회복 기대···일본도 입국제한 완화해 호재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부가 이달부터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하반기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도 불구하고, PCR 비용 부담 때문에 해외 여행이 예상보다 늘지 않았으나 이번 PCR 폐지 조치로 인해 항공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달 3일부터 국내에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이 코로나19 PCR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를 폐지한다. 이로써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됐던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중단됐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의 경우 48시간 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제출해야 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받는 검사 비용 부담감이 커 여행객이 예상보다 늘지 않았다.

PCR 검사 비용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약 100~200달러 가량을 지불해야 했다. 원화로 따지면 약 13만5000~27만원 수준이며, 4인 가족이 여행을 다녀올 경우 100만원가량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누그러지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PCR 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해외 여행 심리도 급격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PCR 검사 의무 폐지 방침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하루 예약자가 2234명으로 일주일 전 대비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8월 28일 하루 예약자 수(2200명)보다 많은 수치다.

앞서 정부는 7월부터 국제선을 주 300회씩 증편하기로 하며 연말에는 코로나 전 대비 50% 수준으로 국제선 운항이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PCR 검사 문제 및 고유가·고물가 등이 맞물려 여객 수요는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적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는 115만6776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538만4753명) 대비 21% 수준에 그쳤다.

국내 항공업계는 이번 PCR 폐지 조치와 맞물려 연말 항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오랜 기간 이어졌던 여객 수요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의 경우 코로나 기간에도 화물 운송을 통해 수익을 냈지만, LCC는 여객 수요가 급감해 수익 악화가 장기간 이어졌다.

LCC업계는 올 하반기 동남아, 괌, 사이판 등을 중심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기준 베트남 여행객은 33만명으로 2019년 대비 83만명 대비 40% 수준까지 쫓아왔다. 같은 기간 괌 여행객은 6만3995명, 사이판 여행객은 1만7600명으로 2019년 대비 각각 45%, 32% 수준으로 회복됐다. 태국은 15만3000명으로 2019년 대비 38% 수준에 달했다.

아울러 그동안 막혀있던 일본 노선도 이달부터 회복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일부터 일일 입국 허용 인원 상한을 기존 2만명에서 5만명으로 늘리고, 동행 안내원(가이드) 없는 패키지투어 입국도 허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일본 여행객이 2배 이상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에 국내 LCC 여객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8년 일본 노선 여행객은 2147만명으로 전체 노선(8646만명)의 24.8%를 차지했다. 단일 여행지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2019년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여행객이 줄고 코로나19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여행객이 급감한 바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LCC 대부분 일본 노선 매출이 20%를 넘는다”며 “PCR 검사 폐지에 이어 일본 노선까지 살아나게 될 경우 연말·연초 해외 여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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