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영업익, 전년比 7.3%↑·47.2%↓···삼진제약 “투자와 원가율 증가로 영업익 하락”
증권가 “순환기 제품, 제네릭, 건기식이 매출 결정”···삼진 “사업다각화 성과는 내년 도출”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부사장으로 활동 중인 삼진제약 오너 2세들이 오는 2025년 경영권을 승계 받을지 주목된다. 부사장 활동 결과인 매출과 수익성에서 어떤 실적을 내놓을 지가 경영권 승계의 한 조건으로 분석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 최고 경영자인 최용주 대표이사 사장은 오는 2025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그는 전문경영인이다. 삼진제약을 창업한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은 1941년생 동갑인데 2025년 84세를 맞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표를 다시 맡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들 2세이며 부사장을 맡고 있는 조규석 부사장과 최지현 부사장이 삼진제약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조 부사장과 최 부사장은 그동안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았고 2025년에는 각각 50대 중반과 초반이 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하지만 약업계에는 변수가 있어 가능성 차원에서 업계가 예상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 회장 장남 조 부사장은 1971년생이다. 텍사스대(알링턴)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삼진제약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1974년생 최 부사장은 최 회장 장녀다. 홍익대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진행한다. 이들의 회사 재직기간은 1년 6개월 차이다. 조 부사장 재직기간은 지난 6월 말 기준, 11년 5개월이다. 최 부사장은 12년 11개월이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은 이들을 2015년 말 이사, 2017년 말 상무, 2019년 말 전무로 나란히 승진시키며 경쟁시켰다. 부사장을 단 것은 지난해 말이다.   

이들이 삼진제약 경영권을 승계 받기 위한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사장 재직 시 경영성과도 중요하다는 업계 지적이다. 최근 매출을 보면 지난 2018년 2600억원으로 치솟았다가 2019년과 2020년 각각 2419억원과 2351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지난해는 2501억원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1283억원을 올리며 전년대비 7.3%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8년을 정점으로 이후 부진한 상황이 지속됐다. 2018년 586억원에 이어 2019년 448억원, 2020년 322억원, 2021년 3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등했지만 올 상반기 다시 93억원으로 떨어지며 전년대비 47.2% 하락했다. 사실상 반 토막이 난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상반기 영업이익 부진과 관련, 삼진제약은 원인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우선 적지 않은 사업다각화에 대한 투자가 꼽힌다. 올 3월에는 디지털헬스 전문업체 ‘휴레이포지티브’와 MOU를 체결한 데 이어 5월에는 아리바이오와 퇴행성 뇌질환치료제 연구개발 MOU를 맺었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5월부터 오송공장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사제동 신축과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증축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환율 여파 등으로 매출원가율이 올라간 것도 영업이익 하락 요인이다. 실제 삼진제약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57.2%다. 지난해 상반기 52.5%에 비해 4,7% 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참고로 57%대 매출원가율은 상장제약사 평균 수치다.   

이밖에도 신제품 홍보 등에 사용된 광고선전비 증가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사 광고비는 지난해 상반기 44억원에서 올 상반기 66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진제약은 배우 이동욱을 전속모델로 기용, 지난 5월 초순부터 진통제 ‘게보린’ 신규 광고 ‘한알로 싹’ 편을 방송하는 등 적지 않은 비용을 집행했다. 이같은 영업이익 부진 여파로 영업이익률도 큰 폭 하락을 실현했다. 올 상반기 삼진제약 영업이익률은 7.2%로 집계돼 지난해 상반기 14.7%에 비해 7.5% 포인트 내려갔다. 과거 삼진제약 트레이드마크였던 ‘영업이익률 우수업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7.2% 이익률은 10%대 초반인 상장제약사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각종 사업, 시설에 대한 투자와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불가피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삼진제약 경영실적과 관련,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순환기 제품과 신규 제네릭(복제약), 건강기능식품 등이다. 대표품목인 항혈전제 ‘플래리스’ 매출액은 올해 전년대비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상상인증권은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2분기만 보면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플래리스 원외처방금액이 지난해 176억원에서 올해 173억원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다. 증권가가 주목한 품목은 삼진제약이 지난해 10월 연매출 50억원을 목표로 출시한 항응고제 제네릭 ‘리복사반’과 건기식 ‘하루엔진’ 브랜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하게 진행한 사업다각화는 마케팅 라인업을 짜고 있어 올해보다는 내년에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그동안 삼진제약 오너 1세들이 경쟁시키며 경영수업을 진행했던 2세들은 매출과 수익성 등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증권가가 무게중심을 둔 순환기 제품과 제네릭, 건기식 판매 실적이 향후 매출 증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영업이익률이 상위권을 지켰던 삼진제약 영업률이 하락한 것은 투자로 인한 일시적 사안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경영실적은 3분기 실적이 나온 후 예상 가능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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