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4·5·7월 이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치솟는 물가·환율에 금리 인상 필요성 커져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인상하기로 했다. 앞선 금통위에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고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까지 단행했지만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고 있어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번달까지 네 차례 연속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한은 기준금리 결정 역사상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사상 첫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배경에는 계속되는 물가상승 압력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자리 잡고 있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4.3%로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으며,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40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네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우려도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미국 금리 상단은 2.5%로 올랐다. 이번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양국의 금리는 같아졌지만 연준이 내달 또 한번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또다시 금리가 역전돼 국내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 금통위가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설문응답자 97%가 8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동결 응답 비율은 3%에 불과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조정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4.5%에서 0.7%포인트 상승한 5.2%로 제시했다. 이는 한은이 1998년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한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