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4237억원, 영업이익 1623억원
하반기 칼리스토 프로토콜·프로젝트M 출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크래프톤이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매출 하락으로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원게임 리스크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지만 배틀그라운드를 뛰어넘는 흥행 신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10일 크래프톤은 2분기 매출 4237억원, 영업이익 16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전분기 대비 18.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전분기 대비 48%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877억원 보다 13.5%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도 38%로 직전 분기(60%)와 비교해 급감했다.
2분기 영업비용은 26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 보다 23.8% 증가했다. 이는 e스포츠 개최에 따른 지급수수료가 8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6.1%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인건비는 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센티브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에 그쳤고, 전분기 1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배틀그라운드 부진에 인도 퇴출 악재까지 겹쳐
2분기 실적 부진은 ‘배틀그라운드’ PC게임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매출 하락에 따른 결과다. PC매출은 배틀그라운드의 유저 리텐션(잔존 및 재접속)에 집중하면서 전분기 대비 16.5% 감소한 886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매출은 통상적인 비수기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전분기 대비 19.3% 감소한 3197억원을 올렸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PC게임은 그동안 이용자 충성도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난 7월 대규모 업데이트에 집중하면서 3분기 성장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은 캐주얼 유저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계절적 비수기나 글로벌 리오프닝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3분기 반등을 노린다. 배틀그라운드 PC의 경우 지난 1분기 무료 전환 이후 증가한 유저 트래픽이 3분기부터 매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배 CFO는 “무료화 전환 이후 2700만명의 새로운 유저가 유입됐으며, 지난 7월 신규 수익모델인 스킨 제작소를 도입하면서 2주간 매출액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또 배그 모바일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매출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그 모바일 인도 퇴출 사태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재출시했지만, 지난달 28일 구글와 애플 앱마켓에서 퇴출됐다. 배 CFO는 “한시적 금지상황”이라며 “엄격한 데이터 보안 기준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직접 서비스한 만큼 배그 모바일 인도를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배틀그라운드 단일 지적재산권(IP)와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지적받았다. 크래프톤이 최초로 서비스한 PC게임 ‘테라’는 이용자 감소로 지난달 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직접 개발하고 퍼블리싱한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역시 매출 기여도가 낮아 원게임 리스크 해소에 실패했다.
◇ 입지 다진 해외 개발사 인수···서구 시장 공략
크래프톤은 배그IP를 잇는 차기작을 출시해 모멘텀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개발사 언노운 월즈를 인수하고, 독립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 ‘데드 스페이스’ 개발자 글랜 스코필드를 영입했다.
북미·유럽 시장은 콘솔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콘솔 제작 노하우가 부족한 국내 게임사들이 서구권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크래프톤은 이미 입지를 다진 개발사들을 인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첫 결과물은 글렌 스코필드 개발진이 개발 중인 호러 장르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오는 12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과 PC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이 외에도 AAA급(대형) 신작을 잇따라 선보인다. 언노운 월즈는 PC·콘솔 게임 ‘프로젝트M’을 올해 하반기 ‘앞서 해보기(얼리엑세스)’로 출시된다. 공상과학(SF) 세계관을 배경으로 턴제 전략 PC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오는 24일부터 독일 쾰른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2’에 참가해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프로젝트M의 미공개 영상을 공개하고 게임 시연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크래프톤은 ‘눈물을 마시는 새(눈마새)’ 제작에 들어갔다고 예고했다. 눈마새는 판타지 소설이며, 크래프톤은 이를 게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신규 게임 프로젝트 ‘언어나운스드 프로젝트(UNANNOUNCED PROJECT)’의 티징 사이트를 공개했다. 해외 이용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원작을 높은 품질로 게임화해 IP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배 CFO는 “이번 게임컴에 참가하는 것은 단순히 신작 공개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북미에서 준비 중인 신규 IP를 통해 게임 제작과 퍼블리싱 역량을 알리고 중장기적 영향력을 더욱 키워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