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내년 리릭 국내 출시 예정···가격 8500만~9000만원대 예상
미국서 4시간 만에 완판···미래지향적 디자인에 레벨 3 자율주행 ‘슈퍼크루즈’ 탑재

캐딜락 전기차 리릭. / 사진=캐딜락코리아
캐딜락 전기차 리릭. / 사진=캐딜락코리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캐딜락코리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전기차 리릭을 출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지 주목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리릭은 올해 1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해 올 가을 북미 시장에 출시하고, 내년에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영득 캐딜락 사장은 지난 6월 열린 GM브랜드 데이에서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캐딜락에게 있어 중요한 시장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리릭, 셀레스틱도 국내 출시를 전제로 포지셔닝과 물량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에 따르면 리릭은 지난 5월 계약을 시작한 지 4시간 만에 올해 물량이 완판됐다. 캐딜락 측은 정확한 리릭 주문 대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23만3000여대의 사전 주문이 있었고, 이 중 약 10%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캐딜락이 올해 초 공급업체에 2만5000여대의 리릭 생산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실 판매 수치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릭은 100kWh급 대용량 배터리팩과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40Nm의 힘을 발휘한다. 캐딜락 자체 테스트 결과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83㎞다.

또 GM의 최첨단 운전보조시스템 슈퍼크루즈도 탑재한다. 슈퍼크루즈는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시스템 중에는 최상위 등급으로, 레벨3 자율주행에 가깝다. 레벨3 단계의 경우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간섭 없이도 차량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올 연말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 G90에도 레벨3 기능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96㎜, 전폭 1977㎜, 전고 1623㎜, 축거(휠베이스) 3094㎜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급 수준이다. 아직 국내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북미 가격이 5만9900달러(약 780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선 옵션을 추가해 8500만~9000만원대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리릭 실내 모습. / 사진=캐딜락코리아
리릭 실내 모습. / 사진=캐딜락코리아

특히 리릭은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때문에 국내에서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딜락 영업점 관계자는 “국내 출시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리릭 구매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으며, 비공식적으로 사전예약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캐딜락이 내년에 충분한 물량만 공급할 수 있다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캐딜락은 지난 2018년 2101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1714대, 2020년 1499대, 2021년 987대 등으로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했다.

캐딜락은 과거 40~50대 중장년층 중심에서 2030 젊은 세대를 노리겠다고 전략을 바꿨지만,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젊은 층을 노린 CT4, CT5 등을 지난 2020년 출시했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CT4와 CT5 판매량은 각각 80대, 159대 수준에 그쳤다.

또한 볼보 등 경쟁 브랜드가 급성장한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캐딜락은 수입차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에 포진하고 있으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가 해당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볼보, 링컨 등이 선전하며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볼보의 경우 지난해 1만5053대를 판매하며 2018년(8524대)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