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지니·스카이TV 통합 가능성에 “다양한 방안 검토 중”
CJ ENM과 글로벌 대작 공동 제작 등 협업 추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기업간거래(B2B) 사업 수주액을 올해 3조원 이상,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달성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 핵심 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10일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KT B2B 사업 전략은 통신에 디지털을 더해 새로운 사업으로 확대하는 것, 통신 기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영역을 집중 공략해 기업들의 DX 시장을 장악하는 것. 고객 섹터별로 맞춤형 DX 모델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뉜다”며 이같이 말했다. KT의 올 상반기 B2B 사업 수주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조9000억원이며, 매출은 5.5% 늘어난 2조1000억원이다.
김 CFO는 “KT는 국내 최대 커버리지의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국 광역본부가 고객 사무실까지 찾아갈 수 있는 영업망이 잘 구축돼 있다”며 “기업들의 DX를 위해선 인프라가 핵심 요소다. KT는 안정적인 유무선 네트워크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DX 핵심 기술과 고객 산업별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다양한 기업 상품도 보유하고 있단 점도 KT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2B 매출 근간은 수주액에 따라 성장률로 반영된다. 지난달 기준 B2B 사업 수주액은 전년 대비 45% 성장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수주액 3조원 이상, 2025년엔 5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KT는 최근 통신업계에서 제기된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통합설에 대해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단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의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 자회사 스카이TV와 KT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 미디어지니는 다음달 1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합병(M&A)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스카이TV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그간 두 기업의 합병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윤용필 스카이TV 대표는 미디어지니 대표도 겸하고 있으며, 두 기업 모두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다.
일각에선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합병법인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CFO는 “그룹에서 MPP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 결정이 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CJ ENM과 파트너십 체결 배경 및 콘텐츠 사업 전략 방향 등도 공유했다. 앞서 KT와 CJ ENM은 지난 3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단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데 이어, 양사는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사업협력위원회’를 통해 사업 협력을 본격화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각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과 티빙을 오는 12월 합병하기로 했다.
김 CFO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은 디지코 전환의 핵심 축이다. KT가 CJ ENM과 투자유치 및 콘텐츠 구매·편성에 합의를 했고,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여한 사업협력위원회를 통해 전방위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콘텐츠 구매·편성에 있어선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중 일정 물량을 tvN과 티빙 등 CJ ENM의 채널과 플랫폼에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콘텐츠 공동 제작 분야에도 양사는 글로벌 대작을 공동 제작할 예정이다. 티빙과 시즌 통합은 12월을 목표로 계획대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올 연말까지 핸드셋 기준 5G 가입자 비중을 현재 54%에서 60%로 확대하겠단 목표도 밝혔다.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따른 효과에 대해 요금 하향 가능성뿐만 아니라 5G 가입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CFO는 “5G 보급률이 상반기 기준 54%까지 늘었는데, 연말까지 60%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도 5G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무선 서비스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KT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5G 중간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며 “아직 출시 전이라 효과 전망은 조심스럽다. 다만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기존 가입자들의 요금 하향 변경도 있겠지만, LTE 가입자들의 5G로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요금제 출시 후 효과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