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준 무선가입자 절반이 5G···마케팅비 절감도 호실적 영향
“5G 중간요금제 출시, LTE 고객 5G 전환 촉진할 것”
하나금융과 ’금융DX‘ 추진 이어 데이터 결합 협력

SK텔레콤 실적 추이  /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SK텔레콤 실적 추이 /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5G, 인터넷(IP) TV 가입자 증가로 주요 사업이 성장한 가운데 마케팅비·설비투자비(CAPEX)를 축소해 비용을 절감한 영향이다. 회사는 하반기 구독 서비스 ‘T우주’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고도화 및 수익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9일 SK텔레콤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보다 3.99% 늘어난 4조2899억원, 영업이익은 16.15% 증가한 45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4조3095억원과 영업이익 4651억원을 소폭 하회했다.

◇ SKT 가입자 2명 중 1명은 5G···마케팅비·설비투자비 줄여 이익 극대화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은 무선(MNO) 사업 매출이 견인했다. 이 기간 5G 가입자는 전 분기 대비 80만명(7.4%) 증가한 1168만2000명을 기록하며,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 중 50%를 차지했다.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5G 가입자가 확대됨에 따라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전년 동기 대비 0.7%, 전 분기 대비 0.8% 오른 3만656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로밍 매출 회복의 영향으로 MNO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조6160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의 61%에 달한다.

SK텔레콤 5G 가입자수 및 ARPU 추이  /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SK텔레콤 5G 가입자수 및 ARPU 추이 /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IPTV와 케이블TV 가입자도 916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면서 유선사업도 가입자 증가세를 이어갔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663만3000명을 기록했다.

유무선 사업 외 SK텔레콤의 5대 사업군인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와 유니버스의 합성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사업도 성장세를 보였다.

미디어 사업과 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3821억원과 13.8% 늘어난 3743억원으로 집계됐다. 구독 서비스는 올 상반기 총상품판매액(GMV) 2600억원을 달성했다. 이 중 T우주는 가입자 120만명을 돌파했다. 이프랜드도 월이용자수(MAU) 163만명, 누적 다운로드 870만회를 기록했다.

회사는 2분기 마케팅비 절감 기조를 이어갔다. 이 기간 SK텔레콤의 마케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8050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합산 CAPEX도 전년 동기 대비 430억원가량 감소한 8060억원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T우주, 이프랜드 성과 /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SK텔레콤 T우주, 이프랜드 성과 /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 T우주엔 포인트, 이프랜드엔 결제시스템 도입···“중간요금제, 매출 영향 미지수”

SK텔레콤은 하반기 아이버스 사업의 수익 확대에 주력한다. T우주는 공유하기, 선물하기 등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이프랜드는 후원·참여 보상 등에 활용 가능한 포인트뿐만 아니라 SK코인과 연계하는 크립토 경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윤재웅 SK텔레콤 구독마케팅담당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우주는 역대 비통신 서비스 중 가장 빠르고 큰 규모로 이용자를 확대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배 늘었으며, T월드, T멤버십 등 비대면 채널 가입 비중이 42%에 달한다”며 “제휴 파트너는 이미 60개사 이상을 돌파했다. 하반기 공유하기, 선물하기 등 기능을 선보일 예정으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맹석 SK텔레콤 메타버스CO장은 “이프랜드는 기업 이벤트 개최, 아바타 공간 제작 등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수익이 발생했다. 향후 모임을 개최하는 창작자 후원 기능과 창작물 유료 거래 기능, 광고 기능 등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3분기 중 이프랜드에 후원, 참여 보상 등에 활용가능한 포인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CO장은 “또 이프랜드 내 재화를 실물자산과 연계하기 위해 SK코인과 연계하는 크립토 경제시스템 도입을 계획 중이다. 이프랜드가 SK코인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라며 “다만 크립토 경제시스템은 도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시점에 출시하고자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5G 가입자가 증가세가 이어져 연말까지 1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 등 5종의 신규 요금제 출시로 LTE 가입자의 5G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담당은 “요금제 출시로 4만원부터 10만원까지 1만원 간격으로 촘촘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기존 대비 중저가 라인업이 보강됐다. LTE 요금제 이용자들의 5G 전환이 쉬워지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요금제 출시에 따라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요금제를 낮춰 무선 APRU가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회사는 요금제가 5종이 출시된 만큼 실제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비용 측면에선 마케팅비 절감 기조를 유지한다. 이달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폰이 출시되더라도 통신3사간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재발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지형 통합마케팅전략담당은 “최근 통신 시장 분위기는 꾸준히 안정적인 상황을 보이고 있다. 전체 5G 가입자가 2400만명을 넘어서며 성숙기에 진입해서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며 “연초 플래그십 단말 출시 당시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이달 중순 출시되는 단말과 관련해서도 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 이용자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온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CAPEX는 전년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CAPEX는 효율적 관리를 통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5G 시장 리더십 확보 차원에서 네트워크 품질, 경쟁력 유지를 위해 투자가 지속될 필요성이 있다”며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할 수 없어 5G 투자와 균형을 적절히 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과 협력 계획에 대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반 금융 서비스 구축을 시작으로 통신·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신규 사업모델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과 4000억원대 지분을 교환하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김 CFO는 “통신과 금융 모두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통신은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하는 상황이고, 금융 역시 디지털화란 숙제를 안고 있다”며 “금융의 디지털전환(DX)을 위해 SK텔레콤의 AI, 클라우드 기반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첫 번째 양사 협력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가 주목 받고 있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는데, 양사의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그 외 영역에서 양사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작업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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