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투자 등 통신사업과 UAM 등 신사업 규제 리스크 해소 차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여당인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을 회사 내 국회 담당 조직으로 영입하는 등 국회 출신 대관 담당자 채용 확대에 나섰다. 5G 중간요금제, 네트워크 투자 등 본업인 통신사업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8일 국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 보좌진 출신들을 연이어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근무하던 김아무개씨를 지난달말 ‘CR지원팀’ 직원으로 채용했다. CR지원팀은 국회 대관 업무를 담당한다.

김씨는 서병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에서 일했다. 이후 백기승 전 박근혜 정부 국정홍보비서관이 2014년 KISA 원장에 임명된 뒤, KISA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대응 업무를 담당했다.

SK텔레콤은 김씨 외에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한국대사관인 조태용 전 국민의힘 의원 비서관 장아무개씨도 CR지원팀 직원으로 채용했다. 조 대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교부 제1차관,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으로 일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으로 제21대 국회에 입성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해오다가, 지난 5월 윤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임명됐다.

이 외에 SK텔레콤은 보좌관 출신 1명을 비롯해 국회 출신 대관 담당자를 추가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SK텔레콤의 국회 대응 조직은 조영록 SK텔레콤 CR성장지원실장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부사장은 김희선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SK텔레콤 내부 사정에 밝은 통신업계 관계자는 “(김씨는) 백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KISA 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따라간 뒤 오랫동안 국회 담당 업무를 해왔다”며 “SK텔레콤은 최근 국회 대관 담당팀 인력을 늘렸다. 대관 담당 조직에서 조영록 부사장을 포함해 국회 출신만 10여명이 되는데, 올해 좀 더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국회 출신 인사 영입을 확대하는 것은 기존 통신 사업은 강화하고 비통신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통신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국회 로비력이 필수다. 오는 10월 열릴 과방위 국정감사에선 여야 모두 SK텔레콤이 최근 출시한 ‘5G 중간요금제’를 비롯한 5G 요금제에 대해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28㎓ 대역 주파수 정책 방향 수립도 올 국감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들 모두 SK텔레콤의 통신 사업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관 담당자는 회사의 이익에 맞게 과방위 소속 국회의원 및 보좌진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SK텔레콤이 도심항공교통(UAM)·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보니, 기존 상임위 외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챙겨야 할 상임위가 늘고 있단 점도 관련 조직 강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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