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액티브 ETF 44개 중 19곳만 비교지수 웃돌아
비교지수 대비 11%포인트 넘게 부진한 액티브 ETF도 존재
규제 완화와 시장 확대 위해선 성과 보여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비교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절반에 못 미치는 액티브 ETF만이 초과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서도 대다수가 비교지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일각에선 액티브 ETF 운용 능력이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변동성이 높아진 올해 증시에서 액티브 ETF가 비교지수 대비 고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통계를 집계한 결과 출시 일이 올해 이전인 액티브 ETF 44개 중에서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비교지수 보다 나은 성과를 낸 ETF는 19종목에 불과했다.
액티브 ETF가 비교지수를 초과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사가 운용과정에 일부 개입해 비교지수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말한다. 순자산의 70%는 비교지수를 추종하고 30%에 대해선 운용사 재량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비교지수 보다 나은 성과를 보인 종목 중에서도 일부만 뚜렷한 초과 성과를 냈다. 19종목 중에서 비교지수 보다 0%포인트대 초과 성과를 낸 종목은 9종목으로 사실상 비교지수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1%포인트대 초과 성과를 낸 두 종목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초과 성과를 낸 종목은 8종목에 불과하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비교지수 대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액티브 ETF는 메리츠자산운용의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였다. 이 ETF는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16.55%의 수익률로 비교지수인 ‘FnGuide 스마트커머스 지수’의 등락률인 -23.2% 보다는 하락폭이 6.66%포인트 적었다. 이 ETF의 표면적인 수익률은 부진했지만 액티브 ETF의 운용 목적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BBIG액티브’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도 비교지수를 6%포인트대 앞서는 성과를 냈다. TIGER 글로벌BBIG액티브의 올해 수익률은 -13.35%로 비교지수인 ‘NASDAQ 100’의 등락률인 -19.96%를 앞섰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의 경우 올해 수익률이 -2.51%지만 비교지수인 ‘FnGuide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의 -9% 보다 성과가 좋았다.
반면 비교지수에 크게 뒤처지는 사례들도 존재했다. 결과적으로 운용사 재량으로 편입한 종목들이 수익률을 깎아먹었다는 의미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는 올 들어 -25.15%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비교지수인 S&P500의 하락률 -13.58% 대비 11.57%포인트 더 하락했다. 이 ETF는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1좌당 순자산가치 변동률이 비교지수인 S&P500지수를 초과하도록 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메타버스 관련 액티브 ETF에서도 비교지수를 크게 하회하는 모습이 나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의 경우 비교지수인 ‘Bloomberg Global Digital Media & Tech Select Price Return Index’가 올 들어 18.69% 하락하는 동안 26.72% 내렸다.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비교지수가 29.48% 내렸지만 ETF 가격은 36.05% 하락했다. 이는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의 수익률이 비교지수 보다 0.75%포인트 앞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액티브 ETF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모습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액티브 ETF는 지난 5일 기준 74개로 올 들어서만 30개 늘었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와는 달리 비교지수 대비 추가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이색적인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는 있다. 그러나 올해만 놓고 보면 운용사의 재량이 시장을 이겨내지 못한 사례가 많다”며 “액티브 ETF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현재 상관계수인 0.7이 완화될 필요가 있는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선 비교지수를 넘어서는 운용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