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채권 금리차 급격한 축소
3년 만기 국채금리 3.079% 마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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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 채권시장은 물가 충격보다 경기 침체 우려에 크게 반응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대출금리의 근거가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5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079%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17일 연 3.745%를 기록해 지난 2011년 7월 21일(3.75%)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후부턴 하락하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금리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3년물 등 단기물 금리는 기준금리에 더 민감하다. 그러나 국고채 금리는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에 대해 채권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는 연일 연고점을 새로 쓰며 급등한 바 있다.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 때문에 채권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떨어진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시장은 글로벌 성장 둔화를 경계하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를 제치는 금리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자 경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안정적일 경우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상황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 채권 시장에서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자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3년물과 10년물 금리의 역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국채 3년물은 지난 6월 초부터 50년물과 30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아직까지 국채 10년물 금리는 3년물보다 높게 형성돼 있지만, 올해 초 47bp에 달했던 금리 차이는 이달 5일 4.5bp까지 급격히 줄면서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침체 이슈와 함께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해 국내외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며 “국내 채권금리는 최근 하락세 지속으로 단기적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2∼3분기 공격적인 긴축으로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 구간의 경기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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