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우량기업 채권 자금 쏠림 심화
주식 하락장에 안전자산 선호 상승
증권사, 연 4%대 채권 특판 '완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약세장에 진입한 주식시장의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반면, 채권시장에 몰리고 있다. 금리 상승과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지난 7월 4일~8월 4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3조51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채권 유형별로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금융채가 1조3550억원, 회사채가 1조3042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국채(4천032억원), 은행채(2248억원), 특수채(1446억원) 순이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8조6668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3조2032억원의 2.7배다.

올해 들어 개인의 월별 채권 순매수 금액도 지난 1월 3283억원, 2월 4663억원, 3월 6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880억원, 6월 1조2980억원, 7월 2조997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하락장에 진입한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조21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지난 7월 초 장중 2270선까지 떨어진 후 완만하게 반등해 2400선에 안착하자 많은 투자자들은 매도 기회로 보고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시장에서 544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코스피와 합한 국내 증시는 6743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순매도 규모가 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5215억원), 삼성전자(2781억원), 현대차(2483억원), 현대모비스(2013억원), 셀트리온(1979억원) 등이었다.

채권은 발행 주체인 국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도 볼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클 때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실제 올해 들어 채권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금투협 최종호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회사채(무보증3년) AA- 등급의 금리는 지난 6월 중순 연 4.4%대까지 상승햇다. 이후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최근에는 연 4.0% 안팎까지 내려왔으나 지난해 말의 연 2.415%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잇따라 연 4%대에 진입하면서 증권사들도 회사채를 중심으로 채권 특판에 나서고 있다”며 “금리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보단 채권 중심으로 자금 몰림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