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자리에서 물러나
코인베이스가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과 파트너십 체결은 호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주(1~5일) 가상화폐 시장의 이슈는 단연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던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CEO)가 투자 손실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사실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전세계에서 가상화폐를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가상화폐 시세가 다시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세일러는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현재 회사 사장인 퐁 레(Phong Le)가 자리를 대신한다고 발표했다. 세일러는 이사회 회장직으로 옮겨 비트코인(BTC) 매입과 보유 전략에 집중한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정보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세일러가 CEO에서 물러난 이유는 회사가 비트코인 투자로 손실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 세계 기업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가상화폐 투자를 세일러가 진두지휘했다. 이에 세일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비트코인 시장 '큰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 20202년 8월부터 빚을 내가면 꾸준히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지난 3월엔 추가 매수를 위해 비트코인 보유액을 담보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12만9699BTC이며, 평균 매수가는 3만 664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선도 위태로워지는 등 크게 하락하면서 회사가 입은 손실도 급증했다. 회사가 손실 본 금액은 9억 1780만달러인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비트코인 투자 손실인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CEO교체에도 비트코인에 계속 투자할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측은 "회장과 CEO의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비트코인 투자와 소프트웨어 사업 성장이라는 두 가지 기업 전략을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일러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트코인 채굴 효율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채굴에 활용하는 비율은 59.5%에 도달했다"며 "이보다 환경친화적인 산업은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투자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가상화폐를 대거 매각하면서 시세도 하락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비트코인의 시세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주말에만 해도 2만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주 시작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2만3000달러 선도 붕괴됐다. 이후에도 2만3000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미국 증시에 상장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점은 호재로 꼽힌다. 코인베이스는 4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블랙록의 통합투자 플랫폼 알라딘(Aladdin)의 기관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거래, 보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날 한때 40% 넘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