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한 달 앞당긴 역시즌 마케팅···백화점 패딩 매출 전년 대비 40%이상 증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도 겨울 필수 패션 패딩과 모피가 판매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환율 등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유통업계는 한여름에 겨울옷을 미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역시즌’ 마케팅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이커머스 등은 예년보다 한 달 이르게 역시즌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역시즌 행사는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난해 재고를 할인 판매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가가 비싼 겨울옷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통상 패션업계에게 여름은 장마철과 여름휴가 영향으로 비수기 시즌이다. 다만 올해는 유통업계가 역시즌 마케팅에 나서며 패션업체들의 매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하남점, 타임스퀘어점 등에서 프리미엄 패딩 팝업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신세계백화점이 8월 말부터 역시즌 행사에 나섰으나 올해는 한 달 먼저 시작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팝업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고,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전년 대비 47.7%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온에서는 지난달 니트·스웨터와 가디건·조끼 등 매출이 각각 2배 이상 늘어났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6월 진행한 모피 판매 방송에서 한 시간 만에 1000벌 이상의 모피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W컨셉, 역시즌 수요 겨냥 겨울철 의류 1만2000종 푼다. / 사진=W컨셉
W컨셉, 역시즌 수요 겨냥 겨울철 의류 1만2000종 푼다. / 사진=W컨셉

W컨셉 역시 역시즌 세일을 열고 1만2500여종 상품을 큐레이션해 최대 80% 할인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각 카테고리별 대표 상품을 큐레이션 하는 ‘얼리버드 세일’, 지난 시즌 인기가 높았던 상품을 모은 ‘머스트 러브 아이템’, W컨셉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상품’ 등 테마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별했다.

고윤정 W컨셉 영업전략팀장은 “계절을 앞서 합리적인 가격에 가을, 겨울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역시즌 세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올해는 2주로 행사 기간을 늘리고, 상품수도 확대한 만큼 고객들에게 편리한 쇼핑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역시즌 마케팅은 패션업체에게 비수기 시즌 매출을 바짝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의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재고 부담을 덜고 공장 가동일을 분산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가을·겨울 시즌 준비도 앞당겨진 모양새다.

롯데온 관계자는 “올해는 치솟는 물가와 환율 등으로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겨울 패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8월 한 달간 ‘미리 준비하는 겨울’이라는 테마로 다양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할 계획”이라며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도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 패딩 상품을 비롯해 여성·남성패션·골프 브랜드들의 겨울 상품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확대 운영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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