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준 리콜 대수 212만대 기록···올해 300만대 넘어설 듯
전기장치 결함 29만대···전기차 보급 확대에 비중 더 커질 것으로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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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 리콜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전동화 모델이 늘어나면서 전기장치 결함 및 소프트웨어 오류에 따른 리콜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리콜대수는 지난 5일 기준 누적 212만2782대(국토부+환경부)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국내 리콜 대수가 사상 처음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리콜 대수는 지난 2016년 67만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7년 241만대로 껑충 뛴 이후 6년 연속 20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리콜은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산차가 82개 차종·181만여대를, 수입차는 853개 차종·31만여대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리콜을 기록한 제조사는 기아로 약 111만대이며 현대차 57만여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11만여대, BMW코리아 4만여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리콜 주요 원인은 전기장치 결함으로 28만9000여대로 집계됐다. 전체 리콜 중 약 13% 수준이다. 과거 국내 자동차 리콜은 주로 엔진이나 제동장치 관련 결함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각종 첨단 주행보조기능이나 편의사양 추가로 인해 전자부품 비중이 크게 늘면서 관련 리콜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모터 등이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대체하면서, 전기 장치 관련 결함이 늘었다. 전기차 부품수의 경우 내연기관 대비 50~70% 수준이나, 전장 부품 수는 2배 이상 많다.

또한 전기장치 증가에 따라 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결함이 자주 나타났다. 전기차 전문 브랜드 테슬라의 경우 올해 국내에서 9차례 리콜이 진행됐는데 이 중 소프트웨어 결함 관련 리콜이 8건에 달했다.

이에 최근 자동차 업계에선 소프트웨어 관련 결함을 무선업데이트(OTA)를 통해 문제를 고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테슬라의 경우 올해 자율주행프로그램 오류로 긴급제동장치가 갑자기 활성화되는 문제가 발생하며 1만대 이상 리콜을 해야 했으나, OTA를 통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현대차도 향후 OTA 적용 차종을 출시하며 소프트웨어 결함을 빠르게 수정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자동차 결함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제재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급발진이나 화재사고 결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능의 경우 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해 자동차관리법 및 하위법령 개정에 따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실시하며, 자동차 제조사가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시정하지 않아 소비자가 피해를 본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거짓 공개시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늑장 리콜에 대한 과징금도 기존 매출액의 1%에서 3%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제조사가 안전기준 부적합을 확인해 자발적으로 리콜할 경우 과징금을 50% 이내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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