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열연 가격 하락에 주식 시장 선제적 반응
비상경영체제 돌입, 불필요 비용 아껴 실적방어 최우선 전략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상반기 보다 올해 1~6월 더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포스코의 주가는 저점에 머물고 있다. 호실적 배경이던 철강 가격 하락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주가 하락으로 나타나면서 포스코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등 실적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7530억원이다. 같은해 1분기 1조5520억원, 2분기 2조201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 2조2580억원 ▲2분기 2조980억원 등 상반기 영업이익 4조3560억원을 달성했다. 석탄과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보다 6000억원 많은 이익을 남겼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철강과 2차전지 사업의 호조로 2분기에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특히 철강 부문은 상반기에 적극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제품 생산량 감소에도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포스코홀딩스의 실적과는 반대로 주가는 초라한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9월 14일 37만9500원을 기록해, 최근 52주 기준 최고점을 보였다. 반면 지난 6월 12일에는 22만1000원으로 최저점으로 떨어진 후 현재도 23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특히 올해 4월 이후 약 20%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중국 철강 가격 하락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도 급락했다. 중국에 이어 국내 철강 가격도 내릴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열연 가격은 4월 이후 현재까지 약 35% 떨어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로 철강 수요 줄면서 열연 값도 내린 것이다. 4월 기준 톤당 140만원 수준이던 중국 열연 가격은 현재 110만원대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3분기부터 포스코홀딩스의 실적도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확실시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와 중국의 철강 수요 부진 지속 등으로 하반기부터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주가는 이익 감소를 미리 예측해 저점에 머물고 있다. 당분간 철강 제품 판매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락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포스코홀딩스가 상반기 최고 성적을 달성했음에도, 하반기 들어 부진한 실적이 이어져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한다. 하반기 예상 영업이익은 3조3790억원으로 상반기를 포함해 7조7350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9조2380억원 대비 16.3% 줄어든 수준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하반기 시장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고환율과 고금리, 고물가 등이 본격화되면서 나타날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경영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 우축과 비용 상승, 공급망 위기 등의 경제적 충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에 돌입한다”며 “특히 철강 부문은 비상판매 체제로 전환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안전과 환경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발생 비용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매·생산·판매 등 각 부문 구조개선을 통해 원가혁신에 주력하고 해외 법인 리스크 점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금 확보 노력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는 계속한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향후 5년간 53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친환경 철강 생산 기반 마련에 20조원, 2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에 5조3000억원, 친환경 인프라에 5조원 등을 투자해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의 위상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기존 투자 계획 및 규모에는 변화가 없다”며 “실적방어를 최우선으로 하며 우선순위를 조정해 투자 계획을 탄력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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