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보도···美 정부, 업체들에 14나노 공정보다 미세기술 장비 중 수출제한 주문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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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상무부가 자국 내 모든 반도체 장비업체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보다 미세한 제조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는 내용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핵심 반도체 업체 SMIC에 대해, 10나노보다 미세한 공정을 적용하는 반도체 장비를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제한한 바 있는데 이를 14나노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는 수출 기준을 더욱 강화시킨 것으로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램리서치의 CEO 팀 아처와 KLA의 CEO릭 월러스는 14나노 공정보다 미세한 제조기술을 적용한 반도체장비는 중국에 수출하지 않도록 하라는 조치를 정부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블룸버그 측에 밝혔다.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의 ASML홀딩NV, 일본의 니콘 등에도 중국행 장비 수출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반도체 부문은 장비공급이 특히 중요한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중국 SMIC뿐 아니라 중국에서 운영 중인 대만 반도체업체 TSMC도 첨단 반도체 장비 도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미국 정부는 중국 반도체 견제에 더욱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28일(현지시간) 반도체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243대 반대 187로 법안을 가결했다. 미국 내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해당 법안엔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대해 향후 10년간 중국을 비롯한 비(非)우호 국가에서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법은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도 수혜를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향후 20년에 걸쳐 총 1921억달러(252조6000억원)의 투자금을 들여 미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밝힌 220억달러(약 29조원) 신규 투자 중 150억 달러를 후공정인 어드밴스트 패키징 제조 및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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