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 감안, 일부 또는 전체 가동···삼진제약은 상황 모니터링 예정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해 동아제약 등 감기약을 제조하는 제약사들이 직원들 휴가를 조정, 다음 주에도 의약품 생산을 지속키로 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8만5320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1962만517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코로나 유행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가폭은 줄고 있다. 하지만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코로나 확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코로나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해열진통제와 기침가래약 공급 확대가 절실하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해열진통제, 기침가래약 등 생산과 수입 확대를 당부하며 특히 의료현장 필요를 고려해 조제용 의약품 생산과 수입에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약사가 보유한 감기약 재고분을 신속 출고하는 한편 직원 휴가를 분산하고 업무를 탄력적으로 운영, 의약품 생산과 수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당부한 것이다. 허가는 있지만 생산이나 수입이 없었던 감기약 생산과 수입을 재개하고 생산 확대를 위한 제조소 추가도 요청했다.
이처럼 식약처가 제약사 직원 휴가 분산을 요청한 것은 8월 초순 일주일 동안 본사와 전국 지점, 공장을 폐쇄하고 회사 전체가 휴가를 가는 업계 전통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소 변화가 있지만 아직도 전통 제약사들은 전체 직원들이 8월 초 강제휴가를 가도록 하고 있다”며 “8월 초가 휴가 집중기여서 직원들은 비용도 많이 들고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감기약을 제조하는 제약사들은 해당 의약품 생산라인에 소속된 직원 휴가를 부분적으로 조정, 제조공장 가동을 지속키로 결정했다. 우선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 동아제약 등 동아쏘시오그룹은 다음 주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코로나 재유행 상황을 감안, 동아제약 3개 공장 중 천안공장과 당진공장은 정상 가동된다. 반면 이천공장은 가동하지 않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천안공장은 마시는 감기약 ‘판피린’과 어린이 해열제·감기약 ‘챔프’를 제조하기 위해 그리고 당진공장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박카스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각각 휴가기간을 조정했다”라며 “천안공장과 당진공장 근무 인원은 각각 100명과 90명”이라고 설명했다.
동화약품은 감기약 ‘판콜’ 생산라인만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다음 주 근무 지원자를 신청 받았는데 12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12명 직원이 충주공장에 출근, 판콜 제조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원제약의 경우 진천공장의 감기약 ‘콜대원’ 생산라인을 가동키로 했다. 콜대원은 그동안 공장 직원들이 2교대로 근무하며 제조에 주력했던 대원제약 주력품목이다.
삼일제약도 어린이 해열제 ‘부루펜 시럽’ 생산라인 직원들이 다음 주 안산공장에 출근, 제조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이미 1개월 가량 부루펜 시럽 재고분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증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약품 수급에 불편이 없도록 휴가기간에도 생산키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부루펜 시럽 외에 일부 먹는 치료제 제조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밖에 삼진제약은 코로나와 의약품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공장을 임시 가동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해열진통제 ‘게보린’이 주력 품목이기 때문에 다음 주 의약품 생산이나 수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혹시 모를 비상사태 시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부분 제약사들이 휴가를 떠나는 다음 주 일부 제약사 직원들은 공장에 출근, 감기약 생산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일단 감기약 수급에 대한 우려는 적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방침에 협조하려는 의지가 휴가 조정으로 표출됐다”며 “이번 기회에 본사와 지점, 공장이 모두 문 닫는 8월 초 강제휴가를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변경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