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FOMC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인플레이션 수준 높아
경기 침체 우려에는 선그어···다음 FOMC서도 금리 인상 시사
뉴욕증시는 반등세···금리 속도 조절 가능성도 투심에 영향

27일(현지 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지난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두 번 연속으로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전례없는 행보에 나선 것이다. 

뉴욕 증시는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며 안도랠리를 펼쳤다. 나스닥의 경우엔 4%대 급등이 연출됐다. 지표에 따라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 연준, 두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인플레이션 방어에 총력

27일(이하 현지 시간)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밴드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전개로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0.75%포인트 인상 확률이 75.1%를 가리켰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됐다. 지난달 연준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었다. 

연준은 경기 침체 우려 보다는 물가 상승이 더 급한 불이라고 판단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하긴 했지만 노동 시장은 강하고 실업률은 낮다”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연준은 “공급망 문제와 팬데믹의 영향,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전방위 압박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2%대 물가 상승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차대조표 축소 역시 애초 계획대로 진행하는 등 양적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파월 의장 역시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다”라고 발언하며 금리 인상 배경을 언급했다. 

한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그 여파에 관심이 모인다.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은 2.50%로 한국 기준금리 2.25%보다 높아진 것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통상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져왔다.

◇ 뉴욕 증시는 안도랠리···나스닥 4% 넘게 올라

뉴욕증시는 안도랠리가 발생하며 큰 폭으로 반등했다. 2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6.05포인트(1.37%) 오른 32197.5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2.56포인트(2.62%) 상승한 4023.61을 나타냈다. 

특히 나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는데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69.85포인트(4.06%) 급등한 12032.42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의 이날 상승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이후 주가가 급반등하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이날 상승은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상 폭과 관련해 구체적인 인상폭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지금부터 그때까지 우리가 얻게 될 지표에 달렸을 것”이라고 그 속도와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어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기조가 추가로 긴축됨에 따라 누적된 정책 조정이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평가하는 동안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는 점도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녹인 부분이었다.

이날 미국 증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시장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분기 순이익과 매출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애저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 증가율이 40%로 뛰어오르고 회사가 2023회계연도 두 자릿수대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6.7%가량 올랐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순이익과 매출을 발표했으나 검색 엔진 사업부 매출이 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가가 7.6%가량 올랐다. 이밖에 에너지 기술기업 인페이즈에너지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 17% 이상 올랐고 치폴레 멕시칸 그릴도 실적 발표 이후 14%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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