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눈높이와 안 맞는 요금제 스펙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 나올 전망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근 통신업계에서 ‘5G 중간요금제’가 화두다. SK텔레콤이 지난 11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복수의 5G 중간요금제를 깜짝 신고하면서 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월 3만4000원에 데이더 8GB를 제공하는 언택트(온라인 전용) 요금제 ▲월 4만2000원에 24GB를 제공하는 언택트 요금제 ▲월 4만9000원에 8GB 제공하는 요금제 ▲월 5만9000원에 24GB를 제공하는 요금제 ▲월 9만9000원에 데이터 무제한 제공하는 요금제 등 5종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이 유보신고제를 적용받는 만큼,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신고한 요금제가 이용자 이익 또는 공정경쟁을 저해하지 않는지를 판단해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 수리 또는 반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늦어도 이번주 중으로 수리 또는 반려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통상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해온 점을 고려하면,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는 유사한 수준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결정이 나기도 전부터 정치권 및 소비자단체에선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데이터 실사용량을 반영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요금제란 주장이다. 특히 통신사의 요금 책정 기준이 불투명한 탓에 5G 중간요금제는 결국 통신사 이익만 극대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5G 중간요금제는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최근 만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SK텔레콤이 신고한 5G 중간요금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많은 요금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우려한 SK텔레콤은 ‘평균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며 국회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4GB 요금제를 출시하는 이유가 있다. 헤비유저를 빼면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사가 말하는 평균의 함정이란 데이터 상위 이용자, 즉 ‘헤비유저’를 포함한 평균값 산출은 부적절하단 것을 의미한다. 상위 5% 헤비유저를 제외하면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1GB 수준이란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이같은 설명 역시 시장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5G 중간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요금제를 보다 세분화해 출시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나오더라도 여전히 30~100GB 구간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없는 데이터 '양극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시장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통신사들의 대부분 고객은 국회가 아닌 시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