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지상파 3사 콘텐츠 앞세워 가입자 수 1위
티빙, 시즌과 통합으로 역전 가능···시너지 확대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토종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하다. 웨이브는 무선시장 선두인 SK텔레콤의 지위와 지상파 3사의 방대한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토종 OTT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여기에 티빙이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와 예능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티빙은 최근 KT 시즌과 합병하기로 결정해 OTT 시장에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웨이브의 월이용자수(MAU)는 423만명으로 토종 OTT 중 1위다. 같은 기간 티빙은 401만명으로 2위를 기록했고, 시즌의 MAU는 157만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티빙과 시즌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양사의 통합 OTT가 MAU 1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 이후 두 기업의 단순 합산 기준 MAU는 558만명으로 웨이브를 넘어설 전망이다. (영상 촬영일에는 티빙과 시즌의 합병이 확정되지 않았다)
토종 OTT 1위를 유지해온 웨이브의 최대 강점은 지상파 3사 콘텐츠 접근성이다. 지상파 3사 콘텐츠 연합 플랫폼인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oksusu)를 결합한 통합 OTT인 만큼 1990년대 영상까지 시청이 가능하다. SK텔레콤 가입자는 요금제에 따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5GX 플래티넘 요금제 이용자는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5GX 프라임 요금제 가입자는 첫 달 100원, 이후 70% 할인가로 웨이브 구독이 가능하다.
티빙은 CJ ENM, JTBC 콘텐츠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가 강점으로 꼽힌다.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돼지의 왕’ 등을 선보이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했다. KT 전용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무료 이용이 가능하고, 네이버플러스 가입시 1달 무료 혜택이 주어지는 점 등 모바일 요금제 결합상품을 통한 공짜 혜택도 장점이다.
지상파 3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단 점은 웨이브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지상파 콘텐츠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흥행에 성공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티빙 대비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용자 환경(UI) 측면에서는 시청을 원하는 프로그램 내에서 검색을 할 수 없단 시스템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티빙은 웨이브보다 콘텐츠 가짓수가 적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CJ ENM과 JTBC는 지상파 3사보다 서비스를 늦게 시작해 콘텐츠 개수에서는 웨이브에 비해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또 티빙은 콘텐츠를 독자적인 기준으로 분류하고 있어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의 카테고리로 파악할 수 없단 사실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웨이브는 조직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티빙은 시즌과의 통합으로 이용자를 확대한단 계획이다. 웨이브는 지난 1일자로 이태현 대표 직속 콘텐츠 전담 조직을 꾸렸다. 회사에 흩어져 있던 콘텐츠 수급·유통, 편성·운영 등의 기능을 통합해 콘텐츠 전략을 가다듬는다. 티빙은 시즌과 통합을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과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의 시너지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즌이 티빙에 흡수합병되면서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티빙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