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시장 확보 경쟁력 충분해"
삼성에피스 이어 셀트리온도 유럽·미국 시장 진입 눈앞···경쟁 본격화
프레스티지바이오,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가격·유통망 경쟁력 승부"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전 세계 8조원 매출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시작으로 셀트리온,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다른 블록버스터에 비해 시장 점유율 경쟁이 과열되지 않아, 후발주자들의 시장 확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제약사 로슈의 계열사 제넨텍이 개발한 항암제 '아바스틴'은 지난해 8조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로, 오는 2025년엔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바스틴은 2018년 유럽, 2019년 미국에서 이미 물질특허가 만료돼, 이미 글로벌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세계 최초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암젠이 개발한 '엠바시'로 2017년 미국에서 암 치료제로 승인된 첫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아바스틴의 점유율은 25%까지 하락한 반면, 엠바시는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후 화이자가 출시한 '자이라베브'도 25%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올 4월엔 암닐의 '아림시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화이자와 암닐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도 받았지만, 현재 급여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주요 제품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주요 제품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국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3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독점 판매하고 있다. 삼성에피스는 앞서 2020년 8월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를 출시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온베브지는 현재 유럽 및 국내 점유율 모두 상승세다. 국내 시장은 지난해 4분기 2%대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 9%대로 올랐다. 유럽 시장에선 16%로, 암젠, 화이자에 이어 3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휴미라의 경우 특허 종료 시기를 기다리는 여러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동시에 출시되면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반면 이미 주요 시장에서 특허가 만료된 아바스틴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다른 제품에 비해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다른 국내 기업들이 속속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국내를 포함해 미국과 유럽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베그젤마'에 대한 판매승인 권고 의견을 받아, 내달 정식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베그젤마'는 '트룩시마', '허쥬마'에 이은 셀트리온의 세 번째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이들 제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유럽에서 트룩시마는 38.3%, 허쥬마는 14.8%를 기록했다. 트룩시마는 미국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26.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베그젤마의 해외 유통·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많은 처방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트룩시마는 미국 현지에서 30%에 가까운 처방을 내고 있는 만큼, 가격, 적응증 등 그동안의 판매 전략을 고려해, 베그젤마 또한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아바스틴 시장 진출 계획을 알렸다. 현재 'HD204'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프레스티지바이오는 제품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급 계약 체결에 나섰다. 

프레스티지바이오에 따르면 전날 글로벌 제약사 인타스 그룹과 체결한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통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남미(멕시코, 브라질), 중동 및 북아프리카 주요국(MENA) 등 HD204의 글로벌 판매 교두보를 마련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는 앞서 지난해 4월 러시아 제약사 파마파크와 러시아 현지에서의 상용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도 맺었다.

프레스티지바이오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파트너십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유통 채널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며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 신청에 필요한 3상 결과를 도출해, 하반기 FDA와 EMA 동시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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