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보, 상반기 167억원 적자
법인세 증가 및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 감소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영향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디지털 종합 손해보험사로 공식 출범한 이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순익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손익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53억원) 대비 급감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나손보의 분기별 순익은 ▲1분기 51억원 ▲2분기 2억원 ▲3분기 6억원 등으로 흑자를 지속하며 4분기에는 148억원의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분기 –69억원 ▲2분기 –98억원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하나손보의 적자가 심화된 배경에는 법인세 증가 및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 감소 등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법인세가 많이 부과되면서 비용이 늘었고 금리 상승 여파로 투자 이익이 감소하면서 손실이 전년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법인세 증가와 투자이익 감소 외에도 하나손보에서 취급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7.5%로 지난해 같은 기간(84%)보다 손해율이 3.5%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해보험사들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7%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타 보험사 대비 손해율이 높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적정 손해율을 78~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하나손보가 적자를 탈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업계 전반적으로 조금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점도 하나손보 입장에서는 악재다. 오는 3분기에는 강력한 플랫폼을 강점으로 내세운 카카오손해보험이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6일에는 신한금융지주가 디지털 기반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을 출범시키면서 디지털 손해보험시장 내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들의 경우 소액 단기 보험이 주요 상품이라 투자영업이익을 낼 만큼 자금 규모를 갖추기 어려워 금리 상승기에 투자 이익 감소폭이 더 클 것”이라며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이 아직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손보나 신한EZ손보 등 경쟁자가 늘어나게 되면 지금보다 입지를 다지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