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토스·메쎄이상·씨유박스 상장 가시화···SK證, 스팩합병과 직상장 모두 도전
저물어가는 SK후광에 홀로서기 필수적···SK계열사 외 첫 IPO주관 성공할까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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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K증권이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홀로서기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SK증권은 2018년 6월 계열분리 이후 인수단 참여 외에는 일반기업 상장주관을 성공하지 못했는데 최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합병과 직상장 주관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SK증권은 SK그룹 계열사 IPO에 모두 참여하는 등 SK그룹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상장이 무산된 이후 SK증권의 홀로서기가 한층 시급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SK증권, 일반기업 IPO주관 성공할까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증권이 상장주관을 맡고 있는 비스토스는 '스팩소멸방식' 1호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스팩소멸방식 합병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기업 합병과정에서 기업이 존속법인이 되고 스팩이 소멸법인이 되는 방식이다. 기존까지는 스팩이 존속법인이 되어야 했는데 기업으로서는 법인소멸로 각종 인허가 갱신 및 등록에 절차적 번거로움이 적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2월 스팩소멸방식 합병제도를 도입했고 지난달 27일 비스토스를 1호 대상으로 승인했다. 비스토스는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9월 SK제5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SK증권은 추가 스팩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마이스(MICE) 기업 최초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메쎄이상은 이달 7일 SK7호스팩과 합병을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합병예정기일은 11월 29일이다.

메쎄이상과 같은날 인공지능(AI) 기반 안면인식기술 전문기업인 씨유박스 역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씨유박스는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상장주관을 맡고 있다.

비스토스, 메쎄이상, 씨유박스 가운데 하나라도 상장에 성공하게 된다면 SK증권은 2018년 7월 계열분리 이후 처음으로 일반기업 상장주관에 성공하게 된다. SK증권의 마지막 일반기업 상장주관업무는 계열분리 직전인 2018년 6월 상장한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다.

SK증권은 EDGC 상장주관 이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W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최대주주 변경과 더불어 SK증권의 일반기업 상장주관 기록도 사실상 끊긴 상태다. SK증권은 지난해 9월 상장한 SK리츠의 공동주관을 맡았지만 이는 일반기업이 아니라 리츠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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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 IPO 홀로서기 성공할까

SK증권은 2018년 말 조직재정비와 인사를 통해 기업금융사업부 산하에 ECM본부를 신설한 이후 IPO역량 강화에 힘써왔다. 하지만 그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다.

2019년 7월 SK3호스팩과 전자지급 결제대행업(PG) 업체인 페이게이트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상장주관사 계약이 철회됐다. SK4호스팩과 신발유통기업인 윙스폿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올해 3월 무산됐다. 윙스풋은 SK증권을 떠나 IBK투자증권의 IBKS12호스팩과 합병할 예정이다.

직상장주관 역시 실패를 겪었다. SK증권이 대신증권과 공동주관을 맺은 펫푸드 전문회사 오에스피는 지난해 3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지난해 6월 자진 철회했다. 이후 오에스피는 SK증권을 제외하고 대신증권을 단독상장주관사로 변경했다.

SK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SK증권이 IPO분야에서도 자립할 수 있도록 계열사 IPO마다 매번 참여시켜주면서 힘을 보탰다.

SK증권은 2020년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인수단에 참여해 전체 공모물량의 8%를 배정받았고 IPO시장에서 SK증권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리츠, SK쉴더스, 원스토어 IPO마다 모두 참여했다.

대부분 인수단이었지만 SK증권은 SK리츠와 원스토어 IPO에서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SK리츠는 성공적으로 상장했지만 원스토어는 수요예측 이후 공모청약을 철회했다. 원스토어의 공모청약 철회로 SK증권의 일반기업 공동주관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SK그룹 계열사 IPO를 제외하면 SK증권으로서는 IPO 분야에서 아직 자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스토스, 메쎄이상, 씨유박스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SK증권에 대한 우려의 시선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 ‘공기기술’ 전문회사인 올스웰 역시 SK증권과 상장주관 계약을 맺고 있다. 올스웰은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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