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매출 첫 1000억원 돌파···경영권 안정으로 화장품 등 신규 사업 안착과 성장 이끌어
기미치료제 도미나크림 등 메디컬 뷰티 제품 매출 호조···향후 화장품 등 출시 추진

최연희 태극제약 대표이사 사장. / 사진=LG생활건강
최연희 태극제약 대표이사. / 사진=LG생활건강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태극제약이 LG생활건강 자회사로 편입된 후 LG가 전문경영인으로 파견한 최승만, 최연희 공동대표가 지난해 1000억원대로 끌어올린 연매출을 올해도 증대시킬지 주목된다. 태극제약은 화장품과 일반의약품 등 ‘메디컬 뷰티’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극제약 최고 경영진은 최승만 대표이사와 최연희 대표이사다. 이들은 현재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최승만 대표는 LG생건 숨 자연발효연구소장을 거쳐 지난 2018년 1월 태극제약 대표로 부임했다. 1971년생 최연희 대표는 지난해 6월 태극제약으로 발령받았다.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LG생건 HDB사업부장(전무)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LG생건에 인수되며 자회사로 편입된 태극제약은 6월 초순 인사개편으로 인해 사실상 과거 오너 색깔을 지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최승만, 최연희 공동대표체제는 유지됐다. LG생건은 사내이사를 최승만, 최연희, 이재영(전 LG생건 경영기획부문장), 이창구(태극제약 사장) 4인 체제에서 최승만, 최연희 대표에 정혜원 LG생건 경영기획부문장을 신규 선임하며 3인 체제로 변경했다. 감사는 조광희 LG생건 재경부분장이 유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회사 지분 매각 후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지난 2020년 말 퇴임한 태극제약 오너 2세 이창구 사장은 올 3월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났고 갖고 있던 지분도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창구 사장 동생인 이준구 부사장마저 올 연말 물러나면 과거 오너 세력은 온전히 회사를 떠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태극제약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7년 538억원에 이어 2018년 488억원, 2019년 537억원, 2020년 858억원, 2021년 1029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대비 14억원이 증가했다. 태극제약 관계자는 “기존 의약품 사업 신장에 더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 안착 및 성장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LG생건이 2017년 11월 태극제약을 인수한 후 1년여 적응 기간을 거쳐 지난 2019년 과거 매출을 회복한 데 이어 2020년부터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며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 분기점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태극제약 경영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급수수료가 지난 2018년 22억원에서 지난해 118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라며 “2020년 4월 종속기업이었던 제이에스제약을 흡수합병한 것이 개별 기준,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태극제약 매출과 사업의 핵심은 메디컬 뷰티다. 메디컬 뷰티는 ‘더마코스메틱’과 같은 의미의 용어다. 더마코스메틱이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과 피부 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의 합성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약국 화장품’으로도 통용되는 제품군을 지칭한다.

태극제약 관계자는 “메디컬 뷰티는 의학 정보와 지식을 활용한 미용을 의미한다”며 “기존 화장품이 단순히 흠을 커버하는 것에 그쳤다면 메디컬 뷰티 제품은 흉터 치료나 색소 침착 치료 등을 통해 용모를 가꾸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올 하반기 경쟁력 있는 메디컬 뷰티 사업과 신규 화장품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향후 출시 예정 품목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공개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태극제약에 따르면 회사 대표품목 ‘도미나크림’과 ‘도미나스크림’,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 바이그루트’, 여드름 흉터 치료제 ‘아크스카 클리어겔’ 등이 메디컬 뷰티 제품군에 해당한다. 도미나크림은 태극제약 60년 기술력과 노하우를 담아낸 기미치료제다. 지난 1985년 첫 선을 보인 이 품목은 일반약 기미 치료 외용제 시장에서 24년 연속 국내 판매 1위(1996~2019,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를 지켜왔다. 태극제약은 국내 기미치료제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로서 도미나크림 제품력 유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성을 높인 도미나크림 튜브 타입을 비롯, 먹는 기미치료제 ‘도미다 프리미엄 정’을 선보이며 시장을 확대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4월 태극제약 기미관리 노하우를 담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도미나스크림 누적 매출은 올 7월 기준 700억원이다. 누적 판매량은 200만통을 넘었다. 도미나스크림은 태극제약이 독자 개발한 핵심 성분 ‘브라이트닝 퀴논 콤플렉스’를 함유했으며 기미뿐만 아니라 미백과 주름까지 관리할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지난해 12월 ‘TG도미나스 멀티밤’에 이어 올해 ‘도미나스 기미 아웃도어 패치’를 출시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미녹시딜 바이그루트액 5%는 탈모 치료제로 쓰이는 ‘미녹시딜 5%’를 주성분으로 함유해 남성형 탈모증, 즉 안드로젠 탈모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미녹시딜은 모낭을 자극하고 혈류를 증가시켜 모발 생성을 촉진시킨다.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성분으로 효능과 안정성을 인정 받았다. 여성을 위한 미녹시딜 바이그루트액 3%도 있다.

아크스카 클리어겔은 MZ세대 피부 고민 해결을 위해 출시된 여드름 흉터 치료제다. 헤파린나트륨과 알란토인, D-판테놀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제품으로 상처 조직 치료 후 처치에 효과적이다. 여드름과 수술 흉터는 물론 비대성, 켈로이드성 흉터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올 2월 시장에 선보였다. 태극제약은 이밖에도 흉터 치료제 ‘벤트락스겔’과 멍 치료제 ‘벤트플라겔’ 등 메디컬 뷰티 제품 영업과 판매에 주력한다. 벤트락스겔은 양파추출물을 주성분으로 상처 치료 후 사용하는 생약 성분 치료제다. 벤트플라겔은 살리실산글리콜, 헤파린나트륨 등 멍 치료, 진통, 소염 성분을 함유해 멍, 부기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결국 LG생건 자회사로 변신한 태극제약은 도미나크림을 대표품목으로 메디컬 뷰티 제품군 매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경영권 변동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출시한 제품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 안정적 상황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장수품목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회사 입장에서 든든한 배경”이라며 “약업계 시장 변동이 적지 않고 하반기 출시 품목을 지켜봐야겠지만 연매출 증가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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