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유가 흐름 및 SUV 인기 맞물려 스포티지 LPG 모델 선봬
공차중량 높은 모델에 적용 시 LPG 모델의 비용절감 장점 줄어들어
K8 LPi의 경우도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연비효율 10.0km/ℓ 떨어져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고유가 흐름이 이어지며 LPG 연료모델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에서 LPG 모델 출시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LPG 엔진 특성상 고중량 차량에선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아 출시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스포티지 LPi는 이날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스포티지는 기아의 인기 차종으로 올해 상반기 총 2만6766대가 판매되며 승용 모델 중에선 쏘렌토 다음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되는 고유가 흐름 및 SUV 인기에도 불구하고 SUV형 LPG 모델은 르노코리아의 QM6가 유일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향후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SUV 라인업에서 추가적으로 LPG 모델이 출시되는 것 아닌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 싼타페 및 기아 쏘렌토의 경우 친환경차 판매비중이 높고, 앞서 LPG 모델이 출시된 바 있어 재출시에 따른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싼타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6056대로 전체 판매량(1만3086대)의 약 46%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만3412대로 전체 판매량(3만1777대)의 74% 수준이다.
다만 업계에선 높은 차급의 SUV 차종에선 LPG 모델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LPG 모델의 경우 다른 연료 모델 대비 연비효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공차중량이 높은 중형급 이상의 SUV 차종에선 이러한 단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아의 준대형급 세단 K8의 경우 3.5 LPi 엔진이 탑재된 LPG 모델의 복합연비는 8.0km/ℓ에 불과하다. 1.6 터보엔진이 장착된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연비 18.0km/ℓ에 비해 연비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또 가솔린 엔진 대비 출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큰 차급에 적용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한다. 낮은 출력의 LPG 엔진은 큰 차급에 적용될 시 고배기량이 요구되는데, 이는 자동차세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K8 LPG 모델의 배기량은 3470cc, 하이브리드 모델의 배기량은 1598cc로 신형 기준으로 1년에 61만1364만원의 세액 차이가 난다. 현행 자동차세법은 1600cc 초과 차량에 cc당 200원의 연 세액을 부과하는 반면, 1600cc 이하 차량엔 cc당 140원의 연 세액을 적용한다. 여기에 세액의 30%에 이르는 지방교육세까지 더하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신형 K8 LPG 모델의 자동차세는 90만2200원, 하이브리드 모델의 자동차세는 29만836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자료에 따르면 K8 LPi는 최근 LPG 연료모델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1382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K8 전체 판매량(2만44대)의 7%에 불과하다.
가솔린 모델 기준 K8의 공차중량은 1540kg으로 쏘렌토(1700kg)보다 가벼운 수준인데, 쏘렌토에 LPG 엔진을 적용하면 이러한 단점이 더욱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LPG 출시 조건으로 차량의 무게를 주요 조건으로 언급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SUV는 세단에 비해 무거워 LPG 모델로 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공차중량이 낮은 준중형급 스포티지 LPi에 대해 이 교수는 “가솔린 모델에 비하면 출력이나 연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적절한 프로그램 세팅을 통해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아 관계자 역시 쏘렌토 LPG 모델 출시와 관련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아 관계자는 “영업상의 이유로 신차 출시 일정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전국평균 유가는 최근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평균 유가는 리터(ℓ) 당 ▲휘발유 1941원 ▲경유 2018원 ▲LPG 1099원이다. 올해 1월 1일 전국평균 리터 당 가격 ▲휘발유 1622원 ▲경유 1441원 ▲LPG 1073원과 비교했을 때 LPG 연료를 제외하고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