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보유주식과 기관 6개월 락업물량 27일부터 매매가능
상장 후 보호예수 해제일마다 주가 출렁···블록딜은 최대 변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전체 발행주식의 86%에 해당하는 2억주에 대한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IPO에서 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은 6개월 보호예수를 내걸고 공모주식을 받았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기에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기관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것이라는 오버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보호예수 해제로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유통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확대로 주가가 조만간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LG엔솔 주가 얼마나 출렁일까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6개월인 이달 27일부터 모든 발행주식이 장중 매매가 가능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 IPO 당시 기관투자가들은 미확약,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등의 의무확약기간을 설정하고 공모주식 2337만5000주를 받았다. 6개월 의무보유확약이 설정된 주식은 전체 기관배정물량의 42.6%인 996만365주다. 현재 6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는 모두 해제됐고 유통가능주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1억9150만주 역시 상장 후 6개월인 27일부터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LG화학이 보유한 물량 1억9150만주와 기관이 보유한 996만365주를 합한 2억146만365주가 27일부터 거래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전체 발행주식 2억3400만주 가운데 86.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날 39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가가 30만원이었기에 기관들로서는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대비 20% 이상 수익이 난 상황이기 때문에 6개월 확약을 걸었던 많은 공모주펀드, 자문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1개월, 3개월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됐던 2월 27일과 4월 27일 당시에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2월 27일에는 장중 4% 넘게 빠지면서 낙폭을 키우다 1.9% 하락으로 마감했고 4월 27일에도 전장대비 시초가가 –5.7% 하락한 채 장을 시작했고 결국 1.3% 하락으로 그날 장을 마쳤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27일 예정된 6개월 보호예수해제되는 주식 996만주는 총 발행주식수 대비 4.3% 수준”이라며 “1개월 및 3개월 보호예수해제 당시 0.7%, 0.8%보다 훨씬 크기에 단기 수급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날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선물도 상장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비율은 현재 9%이지만 보호예수 물량해제로 15%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유동비율이 15%로 늘어나면 대차를 통한 공매도보다 개별주식 선물매도 현상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수급요인은 확대···블록딜은 최대 변수
증권가에서는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해제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지만 향후 패시브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윤혁진 연구원은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주식비율은 10.4%에서 14.2%로 40%가량 확대되기에 유동주식수 확대에 따라 KOSPI200 지수, MSCI 지수, 2차전지 ETF 등에서 편입비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패시브 매수자금 수요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물량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8월 예정된 MSCI지수 분기리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 유동비율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염동찬 연구원은 “보호예수물량 해제로 패시브 자금이 이론상 약 2500억원 유입될 수 있다”며 “수급 불안정을 근거로 LG에너지솔루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8월 MSCI 분기 리뷰를 겨냥해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수로는 LG에너지솔루션 최대주주인 LG화학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가능성이 꼽힌다. LG화학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지분을 매각해 대량의 투자금을 마련해도 경영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상장한 다음 블록딜로 지분을 매각한 경우도 다수다.
SK는 지난해 2월 SK바이오팜 860만주(지분 11.0%)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이를 통해 SK는 SK바이오팜 지분을 75%에서 64%로 낮추는 대신 매각대금 1조1163억원을 확보했다.
CJ ENM 역시 지난해 4월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224만7710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지분율은 기존 66.18%에서 58.2%로 낮아졌지만 1660억원을 마련했다.
앞서 2020년 9월 LG화학 컨퍼런스콜 당시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더라도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상장 후 지분을 10%가량 더 낮춰도 약속을 어기지는 않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