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금리 상승 대비한 가계부채 구조개선 추진
김주현 금융위원장 참석···새정부 경제·통화·금융수장 첫 '완전체' 모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확대해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을 줄여 73% 수준까지 떨어뜨리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2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첫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거금회의)에서 국내외 금리 상승에 대비해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을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거금회의)에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경제·통화·금융수장들이 참석해 금리 상승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년까지 예정된 안심전환대출이 차질없이 공급되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78% 수준에서 73% 아래로 최대 5.0%포인트(p)가량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정책금융상품인 안심전환대출 확대를 언급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상품으로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한다.
추 부총리는 "안심전환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5월에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주택금융공사에 1090억원을 지원했고 한국은행도 올해 12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총 4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출자해 가계부채 구조개선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심전환대출 재원 조달을 위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채권(MBS) 발행 시에도 채권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지 않도록 정부와 한국은행은 다각적인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한국은행 출자로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이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올해 5월 기준 77.7%였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72.7%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11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등 글로벌 통화긴축 속도가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며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라는 중첩된 불확실성 속에서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고 우리경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외발 위기 요인이 국내로 전이·확산하지 않도록 대내외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라며 "밖으로는 대외 충격을 완충할 방파제를 튼튼히 하는 한편 안으로는 특정 부문에 누수가 없는지 세심하고 선제적인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지난달 16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린 것으로 특히 김주현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윤석열 정부의 경제·통화·금융수장들이 모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경제·금융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4일 조찬간담회가 가장 최근으로 당시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취임 전으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대신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오늘 회의에 새로 취임한 금융위원장이 함께함에 따라 거시경제·통화·금융당국과 기관이 이제 '완전체'가 됐다"며 "앞으로도 저희 거시·금융팀은 공개 회의체뿐 아니라 비공개적으로도 수시로 만나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한편 금리상승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최적의 정책조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