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하량 증가에도 수요 위축 대응에 ‘한계’
3분기 MX사업부 매출 소폭 증가 그칠 듯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를 출시해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다만 출하량이 지난 2분기부터 줄어들고 있고, 폴더블폰 물량도 많지 않아 신제품 출시에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 3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관측한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9600만대로 집계돼 전월 동기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스마트폰 월간 판매량이 1억대 밑으로 떨어진 건 최근 10년간 2차례 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였던 2020년 5월 이후 2년 만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6월에도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도 13억5700만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전년(13억9200만대)보다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증권업계는 이 여파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 2분기 영업이익도 1분기 대비 30%가량 줄어들었다고 추산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을 앞세워 3분기 실적 회복에 나서겠단 계획이지만, 적은 물량이 한계로 지적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시장 악화로 재고가 쌓이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부품 주문량이 5월 둘째주부터 급격히 줄었다. 3분기에는 신제품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폴더블폰은 ‘갤럭시S’ 시리즈에 비하면 출하량이 많지 않은 모델”이라며 “부품 발주가 많지 않아 삼성전자 협력사들도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 증가 폭을 100억원 수준 정도로 낮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 전망치는 1600만대로 전년(860만대)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중에서 삼성전자 물량은 710만대에서 1500만대로 늘어나 역시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폴드3와 플립3 흥행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대폭 증가하지만, 갤럭시S22 판매 목표가 3000만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위축에 대응하기는 물량이 부족하단 평가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은 매출 증가를 견인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출하량 감소를 상쇄하는 효과 정도만 있을 것”이라며 “폴더블폰으로 실적을 커버하기에는 ‘갤럭시A’ 시리즈 출하량이 너무 많이 줄었다. 2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유럽 판매량 가운데 약 6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은 모델이다.

증권업계도 3분기 매출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핸드셋 매출이 2분기보다 3.6%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고, 현대차증권(네트워크 포함)과 신한금융투자의 MX사업부 매출 증가 폭 전망치도 각각 4.2%와 6.2%로 한 자릿수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오히려 2분기보다 2.4~4%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원가 부담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최근 고환율은 반도체와 달리 완제품 사업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며 “판촉 강화를 위한 마케팅 강화도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이 낮아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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